▲SK컴즈 기업문화팀에서 함께 일했던 김민정 팀장이 독립 후 설립한 동화책카페 '달달한작당' 스케치를 하고 있는 정진호씨.(왼쪽) 완성된 달달한작당 카페 풍경을 그림.
정진호
3가지 일 중 굳이 수입으로 비중을 나눠본다면 강의(비주얼씽킹 마인드맵) 60%, 행복화실 30%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 기업에서 요청하는 PT, 기업문화, 창의력 등에 대한 강의가 10% 정도 된다. 행복화실은 1년에 2번, 12주 과정으로 초등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다.
"예전엔 하루 10~12시간 일했다면 지금은 일주일에 12시간 정도 일하고 수입은 대기업 다닐 때와 비슷합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의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까 만족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요. 다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건 직장 다니는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아내는 좀 불안해하지만 저는 솔직히 별로 어려운 점이 없습니다. 지금처럼 한다면 70세까지도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1인기업가로 독립 원한다면 "시장에 팔릴 만한 나만의 가치 만들어라"1인기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정씨에게 되물었다. 진짜로 힘든 점이 없는지.
"스물두 살 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어디 숨어있었는지 채무자들이 벌떼같이 찾아왔고 집안엔 빨간딱지들이 붙어있었죠. 저와 동생은 재산 한 푼 못 받고 상속 포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것보다 힘들면 인간이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항상 생각하면서 버텼어요. 동생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3년을 살다 대학 3학년이던 스물다섯 나이에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어요. 아내는 저에게 구원과도 같았죠."20대 초반 극한 바닥을 치고 올라왔기에 지금의 그는 매일 하루하루가 즐겁다. 어딜 가서 누굴 만나든 행복하다. 그가 하는 모든 일의 근원에는 행복이 자리잡고 있다. 생각 정리 기술, 그림 그리는 것 모두 그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일이다. 자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는 정씨는 1인기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2가지를 조언했다.
"1인기업이든 직장인이든 중요한 것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라고 봅니다. 조직 안에서 익힌 기술을 갖고 조직 밖에 나와서도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그렇게 만들어낸 가치가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것인가 이 2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일단 나와서 만들면 된다고 하는데 굉장히 무모한 생각입니다. 대기업이 항공모함이라면 15~20년 후에는 내려야 하는데 배 위에 타고 있을 때 새로운 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그가 말하는 배 안에서 '새로운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인기업가 상당수가 내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증명하기 위해 책을 씁니다. 조직 안에 있을 때 책을 한 권 정도 써보는 게 좋습니다. 하루 1시간씩 1년 300시간만 투자하면 가능합니다. '1만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5년 동안 1800시간을 그림에 투자했습니다. 앞으로 동화작가가 되는 것이 꿈인데 동화책을 2~3권 펴내고 나면 동화작가를 위한 수업을 시작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