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방우리 펜션, 쓰레기 불법 소각 매립 적발

[제보 취재] 임도 불법 훼손 지적도 나와

등록 2016.07.20 15:33수정 2016.07.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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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 지렛여울 부근 펜션에서 불법 소각 후 매립한 쓰레기
금강 지렛여울 부근 펜션에서 불법 소각 후 매립한 쓰레기 제보사진

 금산 금강변 지렛여울 부근 펜션
금산 금강변 지렛여울 부근 펜션제보사진

진입로가 없는데도 지어진 건물이 있다. 충남 금산 부리면 방우리 금강 변에 들어선 '금강 오션빌리지'다. 이 펜션에서 쓰레기를 불법 소각해 매립한 현장이 적발됐다.

펜션은 공사를 시작한 2011년부터 논란이 됐다. 수변 자원이 잘 보존된 금강 지렛여울 주변에 건축허가가 났기 때문이다. 이 곳은 수변구역이다. 수변구역은 환경부장관이 하천변을 대상으로 자연상태로 보전하기 위하여 지정, 고시한 지역을 말한다.

게다가 이 건물은 부지로 들어서는 허가된 진입로조차 확보돼 있지 않았다. 당시 진입도로는 전북 무주 쪽으로 나 있는 조그마한 임도가 전부였다. 건축주는 비교적 유속이 느리고 얕은 금강 지렛여울에 무단으로 자갈을 채워 작업로로 이용했다.

주변 주민들에 따르면 펜션 측은 영업 도중 나온 생활 쓰레기를 자체 철제 소각로를 설치해 불법 소각해왔다. 이를 문제 삼자, 금산군에 오히려 쓰레기 처리를 요구했다.

이에 금산군 관계자는 "펜션까지 진입로가 없어 쓰레기 처리차가 들어갈 수 없다"며 "군청에서 사업주에게 자체 소각하지 말라며 쓰레기 공용 봉투를 사줬고, 마대 자루에 모아 매립장에 놓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진입로조차 확보돼 있지 않은 곳에 건축허가를 내준 것과 관련해서는 "1966년부터 일부 부지가 대지로 돼 있어 건축허가를 내줬다"고 말했다.

쓰레기 불법 처리, 무단 임도 설치도 의심


 또 다른 쓰레기 매립현장
또 다른 쓰레기 매립현장 제보사진

 펜션 주변 확장된 임도
펜션 주변 확장된 임도제보사진

펜션이 쓰레기를 불법 매립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취재에 들어갔다. 지난 19일 펜션을 찾은 한 방문자의 눈에 쓰레기를 소각한 후 불법매립 해 놓은 현장이 포착됐다. 사업주는 펜션 주변 산에 굴착기를 이용해 가로, 세로 약 2m 크기의 구덩이를 팠다.

구덩이 안에는 생활 쓰레기를 태워 생긴 재와 빈 병과 그을린 깡통이 쌓여 있었다. 또 다른 구덩이 두 곳에도 각종 생활 쓰레기와 생활 자재를 태워 매립해 놓았다. 불법 쓰레기 매립이 상습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짐작하게 한다.


취재 결과, 펜션 관계자는 "자체 소각로에서 소각 후 재를 매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소각이 금지돼 있고 채 타지 않은 빈병과 생활쓰레기가 많다는 지적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금산군 환경자원과 관계자는 "사실 확인 후 행정조치하겠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관련법상 매립 쓰레기 원상회복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외 다른 조치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이 펜션은 또 임도를 임의로 확장한 것도 논란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금산군 산림과 관계자는 "지난해 추가로 창고를 짓고 진출입로를 낸다며 벌채신청을 해와 허가를 내 준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정식 벌채 허가를 받기 이전에도 임도 확장을 위해 임의로 산림을 훼손해 왔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도 손을 대 임도를 확장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들 말에 따르면, 또 오프로드(비포장도로) 차량의 출입마저 빈번하다.

불법 눈 감고 다리부터 놓겠다는 금산군

 2008년 지렛여울 부근 펜션과 주변 임도 모습
2008년 지렛여울 부근 펜션과 주변 임도 모습다음 지도 갈무리

 최근 항공 활영한 금강 지렛여울 부근 펜션과 임도 모습
최근 항공 활영한 금강 지렛여울 부근 펜션과 임도 모습 다음지도 갈무리

임도 확장 문제와 관련해, 금산군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해 허가 지역 외 산림 훼손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펜션 관계자는 "자동차 통행을 위해 일부 가파른 구간을 정돈했다"며 "최근은 아니고 예전에 한 일"이라고 말했다.

쓰레기 불법 매립과 임도 확장 등은 계속 문제가 될 소지가 남아 있다. 그런데도 펜션 사업주 등 일부 주민들은 아예 버스가 오갈 수 있게 지렛여울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설하고, 금산읍 방향에 있는 적벽강까지 강변도로를 개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산군 또한 이런 요구에 맞장구를 쳐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에서는 "여울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강변도로가 설치될 경우, 난개발로 자연경관과 생태계 파괴가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어 "금산군이 환경 보존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교량과 천변 도로를 설치할 경우 결국 펜션업자 등 일부 사업자들을 위한 시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펜션 관계자는 "일부 야영객들이 강가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 주변 지역 땅 주인들이 치우고 있다"며 "자동차가 다닐 수 있게 다리를 놓으면 쓰레기 수거 처리가 용이해 오히려 환경이 덜 훼손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 돌다리라도 놓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쓰레기 매립 #금산군 #방우리 #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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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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