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현재 월 1만달러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셀러 사일환씨는 3년전까지만 해도 하루 12시간씩 패밀리레스토랑 주방에서 일했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의 업무 만족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말한다.
사일환
어머니는 초3, 아버지는 고3시절 암으로 돌아가셨다. 20대 한창 나이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하루 12시간씩 주방에서 일했다. 설거지부터 고기 굽는 일까지 남보다 더 열심히 했고 스물일곱 이른 나이에 주방장이 됐다. 2010년엔 세종사이버대 외식창업학과에 진학해 외식창업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2013년 졸업과 실직을 동시에 맞이한 그는 3년이 지난 현재 뜨거운 주방이 아닌 노트북 앞에 앉아 세계 60억 인구를 상대로 물건을 팔고 있다. 이베이, 아마존, 타오바오(Taobao), 큐텐(Qoo10) 등 세계 유명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등록 판매하는 '온라인 무역상' 글로벌셀러(global seller) 3년차 사일환씨(35) 이야기다.
글로벌셀러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국경을 넘나들며 수입과 수출을 하는 개인 무역상인을 뜻하는 신조어. 이베이·아마존 같은 온라인 마켓의 등장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신직업이다. 과거 기업 간 무역업 또는 국경을 직접 넘나드는 보따리상과는 진입장벽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IT와 영어로 무장한 2030세대에겐 노트북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일로 각광받고 있다.
부족한 영어 실력, 글로벌 셀러로 살아남은 이유"2010년 이후 패밀리레스토랑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어요. 광우병 파동과 함께 웰빙 붐이 일었고 티몬·위메프 같은 소셜커머스의 등장으로 단가 후려치기라는 직격탄을 맞았죠. 레스토랑 점주들은 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고 저 역시 스물두살부터 10여 년 간 해왔던 레스토랑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2013년 10월 실직자가 된 사씨는 노동부에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갔다가 내일배움카드(구직자 등에게 직업 능력 훈련비를 지원하는 제도)로 IT자격증 강의를 듣게 됐다. 글로벌셀러를 양성하는 '글로벌마켓' 강의를 수강하며 이베이를 통해 해외에 물건 파는 재미를 알게 됐다. 조금씩 매출이 발생하는 것을 보며 '직업으로 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함께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 40명 중 유일하게 셀러로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