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편백휴양림이 품은 편백숲.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이지만 편백숲은 그늘이 드리워져 선선하다. 그 길을 두 사람이 걷고 있다.
이돈삼
굳이, 걸을 필요가 없다. 서성거리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숲속 그네에 앉아 흔들거리는 것도 행복했다. 숲에서 만난 시 한 구절도, 숲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들숨도, 날숨도 편안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였지만 내 몸도, 마음도 뽀송뽀송해졌다.
지난 7월 9일 화순 편백숲에서다. 무등산편백휴양림이 품고 있는 숲이다. 옛 안양산휴양림의 바뀐 이름이다.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안심리에 있다.
편백숲의 면적이 30만㎡ 가까이 된다. 휴양림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이른다. 편백숲 사이로 난 길도 촘촘하다. 작업용 차량이 오가는 임도가 있고, 그 사이사이로 오솔길이 나 있다. 미려하게 구부러진 흙길도 예스럽다. 호젓하다. 숲에 들어앉은 표고목이 눈길을 끈다. 길섶에 핀 하얀 개망초와 까치수염의 자태도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