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 대한민국 공교육의 문제점, 민중은 개, 돼지누키: 우리나라는 직업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취직을 위해 대학이 세팅되고, 수능이 세팅되고, 교육 시스템이 세팅된다. 학생들은 그 시스템에 맞춰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취직을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공부의 본질을 잃었다.
이점장: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얼마전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막말이 아주 큰 이슈였는데 사실 일정 부분은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이미 학생들을 개, 돼지로 취급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음이 녹으면 000"의 정답은 물이다. 하지만 이 000에 물 말고도 여러가지 대답이 들어갈 수 있다.
초등학생들은 북극곰이 울어요, 라고 쓸 수도 있고, 과학을 배운 아이라면 해수면이 상승해요, 라는 답도 대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물'만 정답으로 처리된다. 인간이 개, 돼지와 다른 점은 인간은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교육이 학생들을 개, 돼지로 기르고 있는 건 아닐까?
포도: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사육되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백진우: 사람들이 교육을 하고, 교육 받는 이유는 '사고'와 직접적인 연결이 되어 있다. 한스 요나스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으로 인간의 모상능력을 꼽았다. 모상을 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사고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또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가르침의 행위와 배우는 행위, 즉 교육이 만들어진다.
교육은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획일화된 답만을 요구하는 우리나라의 교육과 학교라는 단체에서 일방적으로만 가르치는 교육이 과연 참 된 교육인지 모르겠다. 교육은 사고하는 것과 직접 연관이 있다. 사고하는 법을 가르쳐야 할 교육부에서 절대로 나와서는 안되는 발언이 나왔다.
강다은: 지금의 공교육에는 주체가 없다. 가르치고 싶어하는 선생님들도 많지 않고,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학생들도 많지 않다.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을 땐 '살을 빼야겠다.', '건강해져야 겠다'와 같은 목표가 생긴다. 하지만 공부를 왜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공부에는 목표가 없다.
우리가 살면서 중요한 것들이 공부 말고도 굉장히 많다. 우리가 꿈 꿔야 할 게 '대학', '직업' 만 있는 게 아니다.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은지', '내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은 뭔지', '나는 뭔지' 등 이런 고민들은 배제한 채 오로직 성적, 대학을 위한 허울 뿐인 교육은 의미가 없다.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 채 최대한 빨리 진도를 빼고, 빨리빨리 수능 보려는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백진우: 우리가 기본적으로 배우는 국영수는 산업혁명의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다. 산업혁명 당시 공장에서 가장 필요한 과목은 언어와 수리였다. 공장이 원하는 인재는 설명서를 읽을 줄 알고(언어능력), 몇 개를 만들었는지 셀 수 있는(수리능력) 사람들이었다. 지금 우리는 정보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을 한국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라는 건 이런 맥락에서 얘기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정보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언어능력과 수리능력은 우리보다 기계가 훨씬 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획일화된 교육, 옛날 방식의 교육을 가르친다라는 건 문제가 있어보인다.
- 현 교육의 대안, 앞으로 필요한 교육은?강다은: 단어를 외우는 걸 정말 싫어한다. 어렸을 때 종이사전을 어떻게 찾는지 배운 순간부터 사전을 굉장히 빨리 찾는다. 그 때부터 늘 의문이었다. 나는 사전을 정말 빨리 찾는데 왜 단어를 외워야 하지? 사전을 찾으면 되는데, 라고. 더군다나 지금은 휴대폰에 말만 하면 단어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인데 아직도 우리는 단어를 외우고, 국사 시간에 각 사건 연도를 외우고 있다.
정보가 손에 잡힐 만큼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 널려 있는 시대에 그런 정보를 좀 더 잘 획득하는 능력, 잘 활용하고 가공하는 능력이 필요하지, 누구 머릿속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지는 사실 중요치 않은 것 같다. 그런 건 우리 머리보다 USB가 더 잘한다.(웃음)
이점장: 사고력이 필요한 교육이 앞으로는 더 필요할 것 같다. 현재의 수능은 사고력을 요하는 제도는 아니다. 독일의 아비투어,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같은 고도의 생각과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백진우: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교육이 이런 걸 해줘야 하는데, 라고 생각할 때 은연 중에 학교가 이런 걸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학교와 교육은 다르다. 학교는 기관이고 교육은 인간이 하는 행위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리도 학교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교육을 찾아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