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차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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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상대적으로 차량 운전 규정이 까다롭다. 레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레지 안하면 벌금이 2000호주달러야. 빨리 옮겨."호주에서 2년간 워킹홀리데이를 했던 친구의 조언이다.
"레지 안 하고 타다가 사고 나면 큰일 나. 중고차 사고 14일 이내에 해야 해. 여기서 사람 치면 돈이 엄청나게 깨진다."레지는 일종의 증명이다. 이 차가 보험으로도 기능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증명. 그 사실을 등록하는 절차다. 이것이 없으면 사고시 어떠한 보호도 받을 수 없다. 호주에서 레지는 그린슬립과 핑크슬립으로 구성된다. 그린슬립은 보험 증명이다. 이 차가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보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보험사에서 발급받는다. 핑크슬립은 기능 증명이다. 이 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 라이트가 켜져 있지 않은 차도 벌금을 무는 이 나라에서 기능 증명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등록이 아닌 '레지 이전'에 해당됐다. 따로 그린슬립이나 핑크슬립을 발급받진 않는다. 이전에 레지를 받은 사람들이 했던 것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사나 정비소를 찾아갈 필요는 없다. 이전을 위해 갈 곳은 service NSW(구 RTA, 최근 이름이 바뀌었다)이라는 공공기관이다.
영어의 향연, 멍 때리고 있었다service NSW는 버우드 집 근처에 있다.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곳. 다만 혼자 가기에는 영어가 수월하지 않아 두려웠던 게 사실이었다. 정확히 어떤 얘기를 할지 모르고, 레지 이전이 안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했다. 이때는 친구만큼 좋은 게 없다. 미리 친구와 약속을 잡고 만났다.
service NSW는 빨간색 로고와 하얀 벽으로 된 건물에 있다.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며 상담을 하고 있다. 안에는 각종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자동문이 열리고 바로 앞에 모니터가 반긴다. 모니터는 처리해야 할 업무를 선택할 수 있었다. 레지 이전을 선택하자 번호표가 나온다. 자리에 앉아 기다린다.
중국인이 많은 곳이라 동양인이 많았다. 상담을 해주는 공무원 중에도 동양인이 제법 보인다. 다행히도 우릴 반겨준 공무원은 동양인.
"짜증낼 수도 있어. 제대로 좀 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