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유언비어 사례들을 얼마든지 들 수도 있지만 일부만 공개한다.
양대 포털 갈무리
해당 기사 어디에도 없는 유언비어들이다. 맘상모 측도 8일 논평을 통해 "우장창창은 임대료를 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올해 5월 계속 월세를 납부하던 리쌍쪽 계좌가 막혀 대리인과 소통해 그 한 달치도 냈다"라고 밝혔다. 리쌍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 '서씨가 월세도 안 내고 6년간 장사했다'고 추론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한편 서씨가 앞에서는 약자 코스프레를 하지만 뒤에서는 알바를 착취할 것이라는 유언비어들은 명백한 거짓이다. 서씨는 알바들에게 최저임금을 훨씬 상회하는 시간당 7200원~1만원을 주는 사장이다(관련 기사:
이것은 '을'과 '을'의 이야기). 맘상모 회원 조아무개씨는 "이것은 수당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라고 말했다. '리쌍'이 '5~6년'을 '장사'하도록 호의를 베풀었다는 주장도 부정확하다. 이전 건물주와의 계약 기간은 리쌍과의 계약기간에 산입될 수 없다.
서씨가 리쌍과의 합의로 우장창창을 1층에서 지하로 옮겨 '새 장소에서 새 계약'을 맺은 게 2013년 9월이다. 2년 10개월이 채 안 지난 것이다. 이처럼 기초적인 정보들이 줄줄이 틀리고 있다. 여론을 움직인 게 '이성'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례들이다. 차라리 모종의 '감정'이 여론을 움직인 것에 가깝고 명분 역시 서씨를 더 적극적으로 미워하고자 '덧붙는 것'에 가깝다. 다시 말해 감정이 원체험이고 합리로 무장하는 건 나중이다.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에 따르면 인간은 공동체의 존속을 위협하는 무임승차자를 감지할 때 분노를 느끼게끔 진화했다. 여론은 서씨를 무임승차자로 간주했다(월세 밀렸다는 뜬금없는 괴소문도 그 연장선이다).
"이제 그만하고 나가지? '을' '을' 하지만 당신도 솔찬히 해먹고 더 해먹고 싶으니 드러누운 거잖아"(다음: 추천 1754 반대 69) "약자 코스프레하며 연예인 등쳐먹고 있구먼. 계약 기간 끝났으면 나가야지! 이 도둑놈들아!"(다음: 추천 1502 반대 55) "거지 근성들 왜 이렇게 많냐"(네이버: 추천 242 반대 3)자격 없는 자가 한 몫 잡아보려고 떼를 쓴다는 거다. 여론의 무임승차자 감지 센서가 과연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잠시 유보하자. 여론의 적개심을 부추기는 요소가 더 있다. 바로 불신이다. 의미망에서 '건물'주가 '연예인'이라 '이미지'에 민감한 걸 '이용'하는 거 아니냐, '약자' '코스프레' 하지 마라, '언론' '플레이'하지 마라, '기자'들이 '세입자' 뒷돈 받은 거 아니냐 등등. 불신의 스위치가 켜지면 상대의 행동에 대한 '선의의 해석' 스위치는 꺼진다.
일련의 행동들이 죄다 모종의 악의를 숨긴 위협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불신이 극대화될수록 적개심도 극대화된다. 불신의 원인은 뭘까. 우장창창 철거 강제집행이 있은 후 며칠 동안 SNS 일각에서는 젊은 지식인·활동가들 사이에 대중의 반응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그중 '언론이 연예인이랍시고 자극적으로 선악 구도로 단순화시켜 몰고 갔기 때문'이라는 지적들도 있었다. 실제로 의미망에서 '리쌍'이 '연예인'이라고 '잘못'이 있는 양 '기사' '제목'을 '세입자'가 '피해'를 보는 듯 뽑느냐는 등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렇다면 언론의 프레임이 진짜 불신의 스위치를 켠 결정적인 원인일까. 아니다. 증상과 증상의 원인은 구분해야 한다. 언론의 프레임이 사람들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계기'일 수는 있다. 하지만 증상 자체가 생기는 '원인'이라 보는 건 과하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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