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골프 표시판모든 것을 고정식으로 설치해 볼성 사납게 만든 양양군 남대천의 수변 잔디공원에 설치된 그라운드골프장.
정덕수
하지만 양양군 파크골프연합회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홍아무개 협회 사무국장과 통화에서 공용지 사용의 적합성에 대해 지적하자 그는 "전임 양양군수에게 허락을 받았고, 그때 양양군의 지원을 받아 시설을 만들었으니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안전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엔 "아이들만 이용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곳에 파크 골프장을 만들었다, 그러니 아무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그렇다면 홍아무개 사무국장의 말은 사실일까. 양양군 문화관광과 측은 "과거 체육 담당자가 전임 군수로부터 요청을 받았고, 처리를 고려해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담당자가 현장을 살펴보고 다른 지역의 사례 등을 모두 검토하고 안전건설과와 하천계 등의 의견서를 첨부하여 불가판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생활체육을 지원하는 과에서 일부 물품 구입 비용을 지원했을지 모르지만, 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와 같이 고정된 형태의 골프 시설은 2013년 6월 이후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6월 1일 양양군 파크골프연합회 명의로 양양군의 자유게시판에 올려진
"제1회 연합회장기 양양군파크골프대회가 열렸습니다"란 제목의 게시물을 보면, 지금처럼 고정해놓은 홀컵이나 깃발은 보이지 않는다.
5~6년 전, 남대천 강변 잔디공원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어 '공원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골프연습을 하지 마세요'란 경고문을 붙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티샷을 할 수 있는 매트가 고정되어 있고 홀컵까지 설치되어 있으니 당당하게 골프채를 휘둘러도 제지할 방법이 없어지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 양양군과 양양군의회는 모든 주민을 위한 넓은 잔디공원이 일부의 만족을 위한 골프장으로 야금야금 용도 변경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