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매, 엄니, 어머니... 김치찌개에서 느낀 아련함

밥과 계란프라이 무한리필... 여수 어매김치찌개

등록 2016.07.09 11:46수정 2016.07.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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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비에 넉넉하게 담아낸 김치찌개가 참 먹음직하다.
냄비에 넉넉하게 담아낸 김치찌개가 참 먹음직하다. 조찬현

어매,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하다. 어매, 엄니, 어머니... 늘 그리운 이름이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이름을 들으면 들을수록 가슴에 사무치는 건. 그래서 그랬나보다 예부터 어르신들이 있을 때 잘하라고. 어머님 살아계실 때 자주 찾아뵈라고.


음식은 손맛이다. 음식은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가야 진정한 참맛이 난다. 그 내면에는 이렇듯 어려서부터 짙게 드리워진 어머니의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어려서 맛봤던 그 음식이 최고의 맛으로 각인되어 있다.

"밥과 계란프라이는 무한리필입니다"

 “밥과 계란프라이는 무한리필입니다. 참기름과 고추장 케첩 등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밥과 계란프라이는 무한리필입니다. 참기름과 고추장 케첩 등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조찬현

 계란을 듬뿍 쌓아두고 맘껏 먹어도 좋다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
계란을 듬뿍 쌓아두고 맘껏 먹어도 좋다니 이 또한 좋은 일이다. 조찬현

어매김치찌개, 이집을 찾은 건 순전히 아련한 추억 때문이다. 어쩌면 진짜 어매가 그리워서일 게다. 잠시나마 그 느낌, 그 추억을 되새겨보고자 끼니 때도 아닌 한가한 오후에 찾아갔다.

나 홀로 앉아있는 식당, '어매의 정성 가득한 맛을 담아 건강한 식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 닿는다.

"밥과 계란프라이는 무한리필입니다. 참기름과 고추장 케첩 등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 밥이 무한리필이라니 좋다. 거기에다 계란을 듬뿍 쌓아두고 맘껏 먹어도 좋다니 이 또한 좋은 일, 물론 상술이겠지만 어머니가 자식한테 대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느껴졌기 때문이다.

 반찬을 정갈하게 차려낸다.
반찬을 정갈하게 차려낸다.조찬현

 상차림이 제법 그럴듯하다.
상차림이 제법 그럴듯하다. 조찬현

냄비에 넉넉하게 담아낸 김치찌개(7000원)가 참 먹음직하다. 국내산 김치를 사용한 점도 좋다. 두부와 돼지고기를 넣어 끓여낸 돼지고기김치찌개다. 개인적으로 참치를 넣어 끓인 것보다 돼지고기를 넣은 김치찌개를 더 선호한다.


정갈한 반찬 몇 가지와 풋고추에 계란프라이까지 올려놓고 보니 상차림도 제법 그럴듯하다. 취향에 따라 반찬과 고추장 참기름에 비벼먹거나 김치찌개에 말아먹어도 좋다. 한 끼니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이집을 찾는 혼밥족들은 두루치기(9000원)를 선호하는 듯하다. 식사하면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무난한 가격에 술안주와 끼니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니 괜찮아 보인다. 그들 역시 어머니가 문득 그리워 이집을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먹어도 좋다.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먹어도 좋다.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어매김치찌개 #어매 #맛돌이 #밥심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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