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반대하는 설악권 주민들의 첫 집회가열렸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장맛비가 며칠째 내리던 지난 5일 오후 2시, 연신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서도 양양군청 앞에 모인 사람들이 있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는 설악권 주민들이 첫 반대집회를 연 것이다. 환경성과 경제성이 없는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문제를 알리고, 지역주민들의 결집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모인 것이다.
설악권주민대책위는 작년 8월부터 속초, 고성, 양양 등 설악권 곳곳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등 설악권 주민들을 주축으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강원행동, 강원시민사회연대, 정의당강원도장, 노동당강원도당 등의 회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집회는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 김안나 국장의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김 국장은 "우리 설악권 주민들은 오색케이블카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다음 주에 접수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 자리에 모였다. 엉터리 사업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접수를 양양군은 취소해야 한다" 라고 주민집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뒤이어 설악권주민대책위의 장석근 대표는 "나는 이곳 양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가 잘살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우리를 위한 사업이 아니고, 정치적인 사안이다"라며 케이블카 사업의 숨은 내막을 꼬집었다.
그는 발언 말미에 60년대 미국 흑인들이 자유를 갈망하며 부른 노래인 ' I have a dream'를 부르며 "우리는 승리할 겁니다" 라고 주민들과 함께 외쳤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의 박그림 대표는 "설악산의 아름다움이 있어 우리가 여기에 있다. 설악산이 여태껏 우리를 지켜줬기 때문에, 지금 위기에 처한 설악산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 국내에 4%밖에 안 되는 국립공원 중에 으뜸인 설악산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저항하고 막아내자"라고 외쳤다.
양양주민 김동일씨는 "우리는 동원되지 않았다. 우리 스스로 여기 이 자리에 왔다"라고 이야기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우리는 기억할 것이 많다. 경인 운하는 양양군이 쓸 돈 2조 4천억 원을 들여 만들어졌지만, 지금 뱃길이 아닌 자전거 길이 되었다. 설악산 케이블카도 마찬가지이다. 그 내막을 알게 되면 찬성할 이유가 없다. 그 옛날 을사늑약을 통해서 몇몇의 친일인사가 나라를 팔았고, 그 뒷감당은 그 후 모든 백성들이 했다. 설악산 케이블카도 마찬가지이다. 몇몇의 잘못된 결정으로 양양군민들이 그 뒷감당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라며 양양군이 현명한 선택을 하길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