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길백련암을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줄을 잡고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르다
하주성
몇 년 전인가 한 여름에 백련암을 찾아 오르다가 중도에 포기한 적이 있다. 용인에서 광주시 곤지암으로 나가는 98번 도로에서 1.8Km라는 이정표를 보고 걷기 시작했는데 그 길이 우리가 흔히 보아온 산길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걸어도 걸어도 줄지 않는 길이다. 1시간 정도 산을 오르다가 숨이 턱에 차 결국 포기를 한 적이 있다.
이날은 일행이 있기에 다시 한 번 오르리라 마음을 먹었다. 도로에서 주차장까지 1.4km 정도.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400m 정도를 오르면 된다. 그런데 이 400m라는 거리가 그냥 산을 오르는 길이 아니다. 경사는 40도에 가까워 한편에 묶인 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이틀 동안 내린 비 때문인지 바닥을 밟을 때마다 푹푹 빠진다.
지그재그로 난 길을 숨을 헐떡이며 몇 차례를 쉬었지만 백련암은 보이지 않는다. 비가 내리다가 멈춘 탓인지 숲 속은 습기가 차서 땀까지 더 많이 흐른다. 40여분은 족히 걸었나 보다 태화산 정상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는 백렴암에 도착을 했다. 비안개가 자욱한 백련암이 신비롭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