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인천신항 전경. 인천항 배후단지를 조성할 때 정부재정 투자비율은 약 25%인데 비해 부산항과 평택항은 50%였고, 여수ㆍ광양항은 93%에 달했다. 이 차이로 인천항 배후단지의 임대료가 부산항의 5배 가까이, 여수ㆍ광양항의 8배 이상 비싸다. 임대료가 비싸다보니 물류업체나 화주들이 인천항을 기피한다. 심지어 신항은 정부재정이 0%다.
인천항만공사
지난해 6월 선광이 인천신항에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을 개장한 데 이어, 지난 3월엔 한진이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을 개장하며 본격적인 신항시대를 열었다.
해양수산부는 인천신항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개발하고 있고, 1단계는 다시 1-1단계와 1-2단계로 개발된다. 현재 1-1단계 부두 하부공사를 마친 상태로 이중 일부를 선광과 한진이 사용하고 있다. 2단계 부두는 송도 10공구로, 개발계획은 미정이다.
1-1단계 부두 길이는 1600m로, 이중 800m를 한진이 A터미널로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을 선광이 B터미널로 사용한다. 터미널 부지 면적은 각각 47만 8571㎡다.
선광은 지난해 6월 1-1단계 부두 중 B터미널(=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 SNCT)의 일부(길이 420m, 면적 29만 1687㎡)를 개장했고, 나머지 부두(380m, 18만 6884㎡)를 2017년 1월에 개장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진이 지난 3월 18일 A터미널(=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 HJIT) 의 일부(길이 420m, 29만 1687㎡)를 개장했고, 나머지 부두(380m, 18만 6884㎡)를 2017년 11월에 개장할 계획이다.
일부 개장한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과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의 현재 하역능력은 연간 12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다. 내년 11월 1-1단계 부두를 모두 개장하면 연간 240만TEU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인천신항 개장 후 중국ㆍ동남아시아 등과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물동량은 2014년보다 1.7% 증가한 237만 4000TEU를 기록하며 3년 연속 200만TEU를 넘었다.
인천항의 올해 1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1월 19만 602TEU보다 9.7% 증가한 20만 9107TEU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100만 4497TEU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약 2주 빨리 100만TEU를 넘어섰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 12월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한ㆍ베트남 FTA가 발효돼 올해 25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다 미주 항로 개설에 이은 중동 항로 개설로 추가 물동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신항 배후단지 공급시기가 늦춰지고, 배후단지 조성에 정부재정 투자가 없다 보니 물류왜곡 현상이 발생, 인천항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신항에 배후단지가 없다보니 신항이 아닌 연안부두 인근 물류단지에서 수출물품을 포장한 뒤 컨테이너 화물차에 실어 신항으로 옮기고 있고, 수입상품을 역순으로 작업하는 물류왜곡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항 놔두고 멀리 부산항으로 가는 이유인천신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두 못지않게 배후단지 조성에 정부재정 투자가 중요하다. 정부재정 투자로 배후단지를 조성하면 그만큼 임대료가 낮아져,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신항에 컨테이너 물동량이 많다는 것은 신항을 이용하는 화주(=화물 주인)와 선주(=선박 주인)가 많다는 것이다. 즉, 화주와 선사가 신항을 이용할 때 누릴 수 있는 이득과 편리함이 있어야한다. 수도권에서는 당연히 인천신항이 가깝다. 하지만 수도권 물량은 가까운 인천신항을 놔두고 부산항과 여수ㆍ광양항으로 내려간다. 이 같은 물류왜곡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이는 인천항만공사의 수익구조와 공시지가, 그리고 정부재정투자와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우선 인천항만공사의 수입은 크게 선박 입ㆍ출항 시 정박료와 접안료, 선박 입ㆍ출항료, 화물 입ㆍ출항료, 부두 임대료, 배후부지 임대료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인천항의 경우 부두가 대부분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탓에 인천항만공사는 타 지역 항만공사와 달리 접안료로 투자비를 상쇄하고 있다. 이는 인천항만공사에 접안료 수익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접안료 수익이 거의 없다보니 다른 항목에서 수익을 올려야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부두 임대료와 배후부지 임대료다. 그런데 인천항은 수도권이라 임대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높아 임대료가 비싼데다, 부산항과 여수ㆍ광양항에 비해 정부재정 투자가 적다보니 임대료가 더더욱 비싼 것이다.
그래서 수도권에서 컨테이너 한 대를 트럭에 실어 인천항으로 가는 것보다 부산항에 가는 게 훨씬 더 싸다. 화물차 물류비용은 부산항이 비쌀지라도 부두 이용료와 배후단지 이용료가 저렴해 그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화주와 선사는 인천항을 기피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수도권 물류가 인천항이 아닌 부산항과 여수ㆍ광양항으로 내려가는 물류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인천신항 배후단지 정부재정 투자, 아직까지 '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