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오른쪽)과 최경환 의원이 10일 오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16 정책워크숍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사자한테는 얘기를 안 듣고..." 친박(친박근혜) 핵심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측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일보가 이날 복수의 친박 측 의원들의 발언을 인용해 '최 의원이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최 의원은) 총선 전부터 다른 의원들과 기자들을 만나 '전당대회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는데 이를 들은 누군가가 대단한 얘기를 들은 것처럼 기자에게 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전대 출마 여부를 놓고 최종 결정을 못 내린 최 의원이 기존의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누군가가 성급하게 '불출마'라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것은 아니었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며 "아직 전대 룰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누군가 공식 출마선언을 한 상태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른 친박 중진 의원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최 의원이 전대에 불출마한다는 얘기는 전혀 들은 적 없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결국, 출마 당사자의 입장은 변한 게 없는데 이를 둘러싼 주변 인사의 '해석'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간 셈이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으로 현재 최 의원이 차지하는 무게감을 실감케 하는 일이기도 했다.
현재 친박계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이는 원유철·이정현·이주영·홍문종 의원 등 총 4명이다. 지도체제를 바꾸면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게 됐는데도 '1위만이 살아남는' 당대표 경선에 같은 계파에서 4명이나 나선 것이다. 현재 비박계 후보로 정병국, 김용태 의원 정도가 거론되는 것과 비교되는 상황이다.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낮다. 이정현·이주영 의원 등은 이미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당내에서는 홍문종 의원이 친박계 맏형으로 꼽히는 서청원 의원을 찾아가 '단일화 중재'를 요청했다는 말도 나돌았다.
최 의원은 이 같은 계파 상황을 정리할 '독보적인 후보'로 꼽혔다. 이 때문에 최 의원도 전대 출마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현역 의원 등 당내 인사들과 자주 모임을 하면서 당권 도전을 위한 바닥을 다지는 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최경환 불출마'가 기정사실로 보도된 것 자체가 '견제구'라는 얘기도 나온다. 비박뿐만 아니라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한 친박 주자에게도 그는 달갑지 않은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또 최 의원의 출마 여부와 관계 없이 친박 주자 간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것임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한 중진 의원 측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최 의원이 전대에 나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는 오래된 것"이라며 "아무래도 밑바닥 당원들이나 지방에서는 총선 책임론에 대한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친박이 지도체제 개편 백지화 시도? 누군가 플레이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