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달궁에서 대화중인 임동창 선생님과 레지스 게젤바시 감독지리산 달궁계곡에서 촬영을 할 때는 비가 제법 내려 또 다른 영상을 담을 수 있었다.
정덕수
1994년인가, 임동창 선생을 한남동에서 뵈었다. 이 기억도 15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땐 되살려 내기 쉽지 않았다.
2012년 바람이 한결 서늘해진 여름 끝자락, 메일 한 통으로 다시 인연이 되는데 이때는 송도영이라고 자신을 밝히고 임동창 선생의 피앗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이어진 인연의 끈이 어느덧 4년이란 시간을 채워간다.
물과 바람, 그리고 철 따라 피어나는 온갖 꽃들은 모두 창작의 대상이고, 임동창 선생께는 누구보다 더 중요하게 쓰여지고 있음을 몇 번의 만남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몸으로 느껴지는 자연의 운행 그 자체를 온전히 연주로 전달하고자 함을 말이다.
여울지며 흐르는 물의 심미적 감성을 만나면 여울처럼 연주가 흐르고, 숲의 이야기를 속살거리는 그 바람이 전한 숲과 산, 그리고 들과 하늘의 연주가 임동창 선생의 연주라 생각한다. 억지로 꾸며내는 음악이 아니라 우리의 얼과 혼이 살아 숨 쉬고, 표현되고 행동되는 문화적 요소들을 오롯이 살려낼 때 가능한 우리의 음악, 그게 바로 임동창 선생의 음악이고 인생이다.
그런 임동창 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TV로 방송된 것은 많다. 다큐형식부터 실황중계와 같은 것이나 현장취재와 같은 방식 등 다양하다.
이런 부분은 아주 유명하달 수 없는 입장인 나도 1부 1시간 분량으로 2부작도 방송이 되었으니, 명성이 높은 임동창 선생으로서야 속 시원하게 삶과 음악에 대하여 풀어놓거나 정리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