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이 21일 오전 동구마케팅고를 방문해 공익제보 한 교사와 그를 징계한 교장을 만나고 있다.
서울시의회제공
"기자들은 안 됩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방해됩니다.""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취재한다는데 기자들이 못 들어가다니요."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로 동구마케팅고(교장 정운계) 정문.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이 기자들의 출입을 막는 학교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였다. 학교 측은 '아이들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내부 사정이 언론을 통해 밖으로 보여지는 걸 꺼리는 눈치가 역력했다.
이날 교육위 소속 시의원 13명이 이 학교를 찾은 건, 이 학교 행정실장이 공금횡령 등의 이유로 실형을 받았는데도 그냥 재직 중인 사실을 외부에 알린 이유로 파면당한 교사와 그를 징계한 교장을 함께 만나 양측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었다. 파면 교사에 대한 시의회와 교육청의 시정조치를 받고서도 이행하지 않고 계속 버티는 학교 측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날 김 위원장과 실랑이를 벌인 학교 관계자는 횡령사건의 당사자인 이아무개 행정실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정작 아이들 공부를 방해하는 것은 기자가 아니라 횡령 아니냐, 뭐가 두려워 못 들어가게 하냐"고 따졌고, 이 행정실장은 "모독하지 말라, 의원님들이 '대단한' 방문을 하셨지만 기자들은 못 들어간다"고 비꼬며 막아섰다.
이 행정실장이 직원들과 함께 "무단침입" 운운하며 완강하게 막아서는 바람에 결국 기자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학교 정문 주위에서 의원들의 현장방문이 끝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