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8일 검찰 조사에서 청해진해운 해무팀 대리 홍○○ 진술
사고 나자 철근 등 중량물 과적 확인부터선원들이 세월호 복원력 저하의 책임을 사측으로 떠넘기려고 이 같은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의 진술을 여러 관계자들이 하고 있고, 세월호가 기울어진 상황을 파악한 청해진해운 측에서도 철근 과적 여부부터 파악하고 나선 점을 고려하면 철근 과적은 사측이 강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베가 기울어진 뒤 약 50분이 지난 오전 9시 38분 경 청해진해운 제주지역본부의 박○○ 과장은 본사 물류팀 김○○ 차장에게 "상황이 심각하게 흘러가니 화물에 대해서 마감상태를 점검해봐야 될 것 같다"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했다.
박 과장은 4월 29일 해양경찰 조사에서 그같은 전화통화를 한 이유를 "제가 그때 전산으로 화물적재량을 봐보니 철근 같은 무거운 중량물이 많은 것으로 판단돼서 화물을 지나치게 오버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물어본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세월호 참사 이전 상당기간 동안 제주도로 향하는 철근이 항상 적재됐고, 선원 등은 중량물인 철근의 과적 여부, 특히 C데크 선수갑판에 실려 선박의 복원성을 악화시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지적에도 선사 측은 철근 과적이나 부적절한 적재 상황을 해소하지 않고 무리한 운항을 계속해 왔다.
합동수사본부의 세월호 참사 원인분석에서도 이 같은 무리한 철근 적재가 전복 원인으로 지목됐다.
합동수사본부 전문가 자문단이 작성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의 경사에 의하여 무거운 철근이 옆의 컨테이너에 하중을 가하게 되어 C데크의 컨테이너를 보다 낮은 각도에서 미끄러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세월호의 기울어짐을 심화시킨 원인에 대한 검토 결과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철근, 목재 등의 산적(Bulk) 화물은 고박설비 없이 갑판 위에 무방비로 적재되었고, 갑판에 적재된 컨테이너는 단순 묶음 형식으로 결박하였으며, 차량도 규정을 만족시키는 충분한 고박작업을 하지 않은 관계로 선체가 횡경사하자(옆으로 기울어지자) 화물쏠림으로 인해 횡경사를 가중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검·경 수사결과에서 빠진 철근 과적 이유세월호 복원성 약화의 원인은 과적이고, 이 중에서 중량물인 철근이 과적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검·경의 수사결과에서도 청해진해운 측이 선원들의 문제제기에도 무리하게 철근 적재를 계속해 온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6일 '세월호에 제주해군기지 가는 철근 400톤 실렸다' 제목의 기사에서 이 철근은 400톤이었으며 제주 강정 해군기지 공사가 수요처라고 보도했다. 동시에 "(기상 악화에도) 무리한 출항의 원인이 제주해군기지 공사의 자재 수급과 연관된 것은 아닌지도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제기에도 정부 관련 부처에선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6월까지를 세월호 특조위의 조사활동기간으로 간주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특조위에 종합보고서 및 백서 발간을 위한 정원 산정안과 예산안을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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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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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원들 '철근 과적' 반복 지적, 선사가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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