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개망초가 아침햇살에 기재개를 켜며 피어나고 있다.
김민수
어느새 개망초는 갈 시간이 다가온다.
분주함에 찌들어 개망초가 언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피었다가 가는지를 볼 겨를이 없었다.
그냥 언제든지 자연은 천천히, 느릿느릿 걸어가니까 네가 볼 마음만 있으면 마냥 기다려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들은 매일매일, 변하는 것 하나도 없는 듯이, 매일매일 단 하루도 변하지 없는 날 없이 살아온 것이다.
우리도 하루하루의 축적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므로, 오늘은 지난 모든 날의 축적된 결과이다. 우리가 조금 더 천천히, 느릿느릿 살았다고 해도 지금보다 훨씬 못미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어쩌면, 숨차지 않게, 더 많은 것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보다 더 원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인간도 자연의 일부니까 그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느릿느릿 가는 듯, 변하지 않는 듯하던 자연이 시간의 축적을 통해 만든 오늘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런 걸음걸이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느릿느릿 걷기로 작정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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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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