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문화재연구원은 2005년 9월 용산미군기지 문화재시범조사를 실시했다. 다양한 문화유산이 확인되었다. 그림은 발견된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문화재연구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역사에서 의미를 찾는 과정은 목적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역사를 궁구하는 과정은 골치 아픈데 비해 돈이 되지 않는다. 역사를 중요하게 다루려고 해도 자꾸 다른 길로 빠질 이유가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하기에 역사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적, 물적 토대를 갖추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미래로 가는 길을 과거에서 찾는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말이다.
지난 4월29일 용산공원 추진위원에서 공원콘텐츠 계획안을 발표했고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공원계획안에는 공원의 콘텐츠에서 중심은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그 이후에 보조콘텐츠와의 관계를 설정하고 배치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국토부에서 제시한 계확안에는 중심콘텐츠가 제시되지도 못했고 8개 콘텐츠들의 연관성도 찾기 힘들어 정부 부처들에서 요구되는 콘텐츠들이 나열에 그쳤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힘들다.
이것은 공원 추진위원회의 인적구성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제7조제1항에 따라 구성된 용산공원추진위원회는 용산공원 조성의 내용을 담보할 중요한 기구다.
그러나 현재 구성을 살펴보면 역사문화분야 전문가는 27명중 2명이 전부이고, 더 심각한 것은 역사문화 분야 추진위원의 담당분야가 문화인류학, 고고학으로 용산미군기지 관련 근현대사를 제대로 다루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용산공원조성사업이 중심을 잡고 진행되기 위해서 우선 용산공원 추진위원회에 역사분야 전문가가 충원되어야 한다.
두 번째 공원의 상징성을 담보할 '용산기지역사관'을 건설해야 한다. 이곳은 고려시대 몽고군의 주둔지부터 시작하여 외세의 군사기지로 110년간 활용되어왔던 이 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세 번째 효창공원을 중심으로 한 용산 동서축 연계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용산 효창공원의 삼의사 묘소와 안중근 의사 빈무덤, 임시정부요인의 묘소는 민족 수난 역사를 넘어서고자 했던 독립운동의 역사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김구 선생의 역사적 안목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용산군사기지 수난의 역사를 독립운동정신으로 극복하고자 하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범 김구 선생의 효창공원 조성의 메시지를 바로 읽는 것으로도 실천적 지점을 찾을 수 있으며, 이를 되살리는 것은 공원조성의 역사성을 구현하는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용산공원 교통계획을 살펴보면 남북측은 반포로, 한강로의 기반시설로 연계가 활발한 편이나 동서축은 연계가 부족하여 용산 서쪽지역의 공원 접근성이 취약하다. 효창공원과의 접근성 회복은 역사적 의미와 미군기지로 인한 물리적 단절을 회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군사도시 용산은 일본군사기지 건설과정에서 수용과 집단 이주의 역사·일본 군사기지를 중심으로 도로망체계 건설·용산철도부지·도원동 유곽, 미군기지와 함께 등장한 이태원과 삼각지, 화랑거리 등 군사기지로부터 끊임없는 영향을 받아왔고 이것이 용산이라는 도시의 특색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영향은 용산구 곳곳에 여전히 살아있다. 용산 공원화 사업이 역사성을 기반으로 생태환경 가치를 더해 지속가능한 역사문화생태공원으로 만들어지길 바라며 진지한 고민과 노력이 진행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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