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기자란 무엇일까.
freeimage
즉, 기자는 '자기 자신'이 될 때 영혼 없고 기계적인 펜놀림을 넘어 오히려 펜을 지배한다. 열악한 여건과 현실의 압력 속에서도, 진실과 공익을 향한 샛길의 방향을 문장 속에 끈질기게 암시하는 기자 정신은 자본과 권력보다 강하다. 즉 '진정한' 기자는 칼보다 강하다.
그렇다면 기자가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원자적이고 파편적인 개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존재는 '나'와 구분되는 '너'의 존재를 전제하며 '나'와 '너'가 이루는 앙상블을 우리는 '우리'라 한다. 우리가 관계 맺는 방식의 이름은 '맥락 또는 구조'다.
따라서 기자가 '자기 자신'이 된다는 건 자신이 처해있는 관계, 맥락, 구조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 맥락을 우선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맥락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대안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진정한 기자란 사회적 맥락을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지난 4월 한양대 김대욱 강사, 남서울대학교 최명일 교수 연구팀이 한국언론학회에 발표한 <의미망연결분석을 이용한 2005~2014년 자살보도 분석>은 10년간 보수 성향 <조선일보> 자살 관련 기사 1308건과 진보 성향 <한겨레> 자살 관련 기사 1303건의 기사 제목의 핵심어를 추출해 그 출현 빈도를 분석했다.
기사의 제목은 기사의 대표성과 방향을 드러내고, 수용자의 시선을 본문으로 유도하며, 포털이 메인에 올릴 기사를 선택할 때 중요한 참고점이 된다. 연구팀은 언론이 정치성향에 따라 자살을 다르게 보도하며, 뉴스 수용자의 자살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다르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즉 언론의 '시각'이 생명을 해칠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연구 결과를 2, 3편에 걸쳐 다양한 데이터와 시각화 자료를 바탕으로 독자들께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진정한 기자'에 가까운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점을 얻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