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의 본산 흥선사 대웅보전
이상기
불공삼장의 법을 이어받은 8대 제자가 있으며, 그들은 대부분 혜(惠)자 돌림이다. 그 중 대표적인 스님이 혜랑(惠郞), 혜초(惠超), 혜과(惠果)다. 혜초는 신라 승려로 천복사에서 금강지를 만나 밀교를 배우고, 그의 권유로 723년 광주를 출발 구법순례에 나선다. 혜초는 해로로 동천축국에 이른 다음, 불교 4대 성지를 참배하고 불법을 공부한다. 그리고 간다라, 페르시아, 대식국(아라비아)을 거쳐 육로로 파미르 고원을 넘어 카쉬카르, 쿠차, 언기를 거쳐 727년 장안으로 돌아온다.
혜초는 천축을 왕래한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으니, 그것이<왕오천축국전>이다. 이것은 프랑스의 동양학자 폴 펠리오(Paul Pelliot: 1878-1945)가 1908년 돈황 막고굴에서 발견한 필사본 중 하나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폭 28.5㎝ 길이 358.6㎝의 두루마리에, 227행 5893자의 한자가 쓰여 있다. <왕오천축국전>은 원래 3부로 이루어졌으나, 광주에서부터 동천축에 이르는 1부와 3부의 일부가 유실되어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혜초가 신라 승려인 것은 1915년에야 밝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