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안성에 살다보면 일년 내내 가도 회를 먹어보기가 쉽지 않다. 이날 어르신들은 회와 매운탕으로 행복한 점심을 먹었다
송상호
나의 너스레 멘트에 버스 좌중들은 순간 웃음바다가 된다. 그런데 집에 와선 알아차린 사실 하나가 있다. 그 버스 노래방에선 점수가 90점 밑으로는 한 번도 나오질 않았다. 어르신들 기분 좋으라고 버스 노래방 기계의 점수는 '칭찬모드'로 상향 조작돼 있었던 게다. 이런 걸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라 하겠지. 하하하하.
기막힌 회맛에 우리는 모두 바다가 된다신나게 흔들고 놀다보니 벌써 목적지 근처 횟집이다. 안성에선 1년 가도 회를 먹을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모두들 회 먹을 생각에 '싱글벙글'이시다. 젊은 나도 마찬가지다.
"와! 월요일인데, 횟집은 초만원이네. 이 식당은 대한민국 돈 다 끌어모으는 가벼."그랬다. 식당 안이 꽉 찼다. 우리 마을 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몇 팀이나 왔다. 공통점은 모두 연세들이 있다는 것. 그랬구나. 주말은 젊은이들 나들이 타임이고, 월요일은 노인들 나들이 타임이었구나.
방금 잡은 싱싱한 회를 초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입에서 바다가 살아 움직인다. 향긋한 멍게를 한 입 베어 물면서 우리는 바다가 된다. 거기다가 이슬처럼 임하시는 주님(?)을 한잔 입에 걸쳐주면 '바닷물과 육지물의 오묘한 만남'이 이뤄진다. 싱싱한 회에 이어 그 '회 나머지'로 만든 매운탕은 국물부터 죽인다. 그 생선을 입에 넣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