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정동-대천동 간 4차선 노선으로 잘려 나가는 대천여중 정문과 운동장 (붉은 원 부분)
심규상
하지만 정작 대천여중과 죽정동 주민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 학교 구성원들은 지난해 11월 말 <보령신문>을 통해 도로개설 계획을 처음 접했다. 곧바로 학교 구성원의 뜻을 모아 '공사 반대' 견해를 밝혔다. 학생들의 공간인 교정을 자동차가 위협하는 공포의 공간으로 만들 수 없다고 항의했다. 학교 정문과 운동장을 자동차 소음과 매연을 내뿜는 곳으로 뒤바꿀 수 없다고 따졌다.
5개 안 중 결론은 '운동장 관통' "교육환경에 지장 없도록 하겠다더니..." 당시 보령시는 "아직 기본설계 단계"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염려를 불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실제 보령시가 마련한 애초 5개 노선 안 중 대천여중 운동장을 관통하는 안은 1개 안에 불과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최근 작업 인부들이 학교 앞 운동장을 오가며 측량을 시작했다. 확인 결과, 보령시는 대천여중 운동장을 지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 지난 5월부터는 본격공사를 위한 실시설계를 시작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3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 결과 대천여중을 지나는 안에 가장 많은 주민이 찬성했다"며 "해당 학부모들이 반대가 있지만, 전체 의견에 비하면 소수"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생활의 편리성, 경제적인 효과, 지역주민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밟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대천여중 학생, 교사, 학부모, 동창회, 운영위원회 등 학교 구성원들은 지난 9일 '학생 생명 위협하는 대천 1터널 공사 철회를 위한 대천여중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이들은 "학교 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하더니 이게 의견을 반영한 것이냐"며 보령시에 공사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보령시민들에게 "아이들이 학업에 열중하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교정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충남도교육청과 보령시의회 등에도 공사 철회를 요청했다. 인근 주민들도 "도로의 노선선정과 개설방식 모두 정작 불편을 호소해 온 죽정동 주민들의 의사는 반영하지 않고 일부 지역, 특정 계층의 의견만 반영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보령시 관계자 "해당 학부모 반대가 있지만, 전체 의견에 비하면 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