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한양도성의 돌들을 보면 다양한 크기인 것을 볼 수 있다.
축조 시기에 따른 기술의 발전을 엿볼 수 있다.
손정원
한양도성은 조선이 건국되는 태조 이성계의 시대부터 시작되어 세종과 숙종시대로 나누어져서 도성건축이 이루어지게 된다. 태조시대에는 각 도에서 12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도성을 쌓았다. 이때 공사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해 공사구간과 공사자들의 이름을 돌에 새기게 하였고 아직도 '곤자육백척' '강자육백척'등의 글들이 새겨진 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성이 처음 쌓아지고 20년이 지나자 성곽이 군데군데 허물어지게 된다. 이런 이유에 세종 3년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이루어졌고, 조선 중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며 한양도성의 취약점들을 인식한 숙종 때 도성 보수공사와 함께 북한산성을 추가로 쌓게 된다. 이렇게 시기에 따라 다르게 건축과 보수가 이루어진 도성은 각각 다른 모양의 돌들을 보면서 성곽의 역사를 다시 한번 유추해 볼 수 있게 된다.
태조 5년에는 모양이 다소 들쑥날쑥 하지만 메주만한 자연석을 이용해서 쌓았다, 세종 4년에는 직사각형의 돌들을 기본으로 하여서 쌓는 작업이 이루어졌고, 숙종 30년에는 2x2자의 돌을 정사각형에 가깝게 다듬어서 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석공기술의 발달이 어떻게 건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어 이곳 한양도성을 바라보며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다.
성북동을 지나며 만난 한양도성은 말바위를 지나는 가벼운 산책길 코스로 지친 도시인을 안내한다. 신분증이 있다면 성곽을 따라서 계속해서 '성곽종주'를 해도 좋을 것이고, 신분증이 없더라도 가볍게 '북악 팔각정' 쪽으로 방향을 틀어 올라가 북악 팔각정에서 잠시 쉬고, 백사실 계곡과 세검정까지 가벼운 마음으로 반나절 정도 도심을 벗어난 짧은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