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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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작으로 완결된 <공부의 배신>은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시작하여 '취준생'까지 '공부'로 승부수를 띠우고 있는 우리 사회 경쟁의 현실을 까발린다.
명문대를 가는 아이들은 일찌감치 정해진다1부 <명문대는 누가 가는가?>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지방 소도시 익산의 전교 1등 중학생 예원이는 그다지 넉넉치 않은 형편에도 자사고를 가기 위해 불철주야 공부 중이다.
하루 두 시간 자면서 손이 부르트도록 공부를 해 학교에서 전교 1등은 따놓은 당상이지만 예원이는 늘 초조하다. 자사고 입시야 어떻게든 통과한다지만 과연 그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예원이의 불안은 틀리지 않았다.
자신의 힘으로 죽도록 공부해서 자사고에 입학한 예원이가 받아든 성적표는 전교 300등 밖이다. 이른바 자사고의 바닥을 깔아주는 성적이다. 이미 초등학교 이전부터 온갖 사교육을 선점한 아이들에게 예원이가 당해낼 바가 없다.
그런 예원이의 처지를 잘 아는 건 특목고에서 바닥을 깔아주는 민기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했던 민기, 하지만 과학고에서 민기의 공부는 도통 힘을 쓰지 못한다.
사교육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민기는 제 아무리 수학 등에 시간을 투자해도 따라잡을 수 없다. 그에게 공부는 따라잡을 수 없는 '경사진 계단'이다.
그래도 민기나 예원이나 죽어라 하고 특목고나 자사고를 가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사회에서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고등학교별 입시 결과 때문이다. 일반고를 다니는 정민이는 집에 와서도 긴장이 풀릴까 교복을 벗지 않고 공부하지만 내신 한 등급 올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학에 가기 위해 필요한 건 공부만이 아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수상 실적이나 비교과 성적이 미흡한 정민이는 그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일반 학생일 뿐이다.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 사이에는 수학, 영어 평균 40점의 차이가 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바로 학부모의 소득 차이이다. 특목고 학부모와 기초수급 대상자 가계 소득은 월 500만원 차이가 나고, 실제 대학생들의 수능 성적은 소득에 따라 43점 이상 차이가 났다. 부모의 소득이 높을 수록 명문대 진학율이 높은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