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지난해 4월 서해5도 어민들이 '중국어선 불법조업 피해 보상과 지원 대책, 서해5도지원특별법 개정, 수산물 판로 확대' 등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기 위해 서해~한강뱃길을 이용해 여의나루터에 왔을 때, 성동구가 서해5도어촌계에 뚝도에 활어장터를 개설하자고 제안했고, 지난해 10월 두 차례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 첫 정기장터가 지난 20일 뚝도나루에서 열렸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노란모자 오른쪽)이 배에서 활어를 받고 있다.
김갑봉
성동구와 서해5도 어촌계는 지난해 10월 두 번에 걸친 시범사업으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해에서 가져온 수산물이 순식간에 동이 나버리고 만 것이다. 그 뒤 성동구는 연평도를 방문해 현지를 조사하고, 어민들과 실무협의를 진행해 5월부터 장터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이번에 다시 한 번 서해5도 수산물직거래장터가 지닌 파급력이 확인됐다. 어민들은 제값에 활어를 판매할 수 있게 됐고, 뚝도시장 상인들은 직거래장터로 믿을 수 있는 자연산 활어를 저렴하게 구입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뚝도시장 전체적으론 고객들이 몰려들어 활기를 띄게 됐다.
정원도 성동구청장은 "서해5도는 최전방이다. 이곳 어민들의 삶이 든든해지는 것은 우리 국방이 곧 든든해지는 것과 다름없다. 여기에 성동구민들이 한몫 하는 것이다"라고 한 뒤, "뚝도에 활어장터 개설로 뚝도시장 내 빈 상가에 횟집이 들어서는 등 변화가 일기 시작했고,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8월까지 격주로 장터를 열고, 9월부터 정기적인 7일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수산물 안정적 공급 위해 섬에 집하장 설치해야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꽃게만이 아니다. 중국어선은 저인망 작업으로 모든 어족자원을 싹쓸이해가고, 심지어 우리 어민이 설치한 그물과 통발 등, 어구까지 싹쓸이 해간다.
하지만 초점을 꽃게에 맞추다보니 다른 수산물 피해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 또한 서해5도 수산물 경매 또한 꽃게 위주로 진행되는 데다, 육지와 거리가 먼 탓에 우럭과 광어, 농어 등을 잡는 어민들은 활어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해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건어물로 내다팔아야 했다.
배복봉 대청도선주협회장은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어족자원의 씨까지 말라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뚝도에 개설한 서해5도 수산물직거래장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서해5도에서 활어를 실어 보내면 섬도 활기를 찾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직거래장터가 개설하긴 했지만 과제도 있다. 직거래장터를 당초 지난 4일 열려고 했으나 기상 악화와 활어 보관시설 부재로 무산됐다. 장터를 정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섬에 활어를 보관할 집하장을 확보해야한다.
기상 악화로 배가 뜨지 못하면 어민들이 잡은 활어가 죽고 만다. 이는 이번 장터 개설을 주빈하면서도 재현됐다. 연평도에는 활어 집하장이 없어, 어민들은 잡은 우럭 40kg를 건어물로 만들어야했다. 집하장이 있으면 기상 악화 시 보관했다가 운송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다.
또한 육지에서 정기적으로 장터가 열리는 날과 바다 물때는 다르다. 이를테면 주말마다 장터를 개설한다고 했을 때, 물때는 15일 단위로 순환하는 것이라 어종과 어획량을 맞추기가 어렵다. 장터 개장일이 정해져있는데 약속한 어종과 양을 공급하지 못하면 신뢰를 잃는다. 해결 방법은 섬에 집하장을 설치해 활어를 잡아 보관하다가 장터 개장일에 맞춰 출하하는 것이다.
이에 서해5도 어촌계는 인천시와 옹진군에 연평도에 활어 집하장을 설치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옹진군은 설치비용 대비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고, 인천시는 시비 반영보다 국비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해5도 살리자는 데 인천시·옹진군은 빠져 '빈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