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휘영청 밝은 밤에, 산 정상에서 하얗게 빛나는 있는 기후성 천수각의 모습
정만진
밤이면 나가라와라강은 인파로 붐빈다. 15인승 배의 요금은 4만 4880엔이다. 20인승은 5만 9840엔, 30인승은 8만 9760엔, 40인승은 11만 9680엔, 50인승은 14만 9600엔이다. 배마다 가득 탄 관광객들은 가마우지 어법을 구경하며 술과 식사를 즐긴다. 도시락으로 준비된 저녁 식사에는 은어도 한 마리 요리되어 얹힌다. 물론 가마우지가 직접 잡은 은어는 아닐 것이다.
뱃전에 앉아 횃불을 든 어부들을 바라본다. 어부들의 얼굴이 불빛을 받아 붉게 물들어 있다. 은어를 제대로 유인하려면 바짝 마른 장작을 태워야 한다고 했으니, 어부들이 그을음에 시달리는 일은 없을 듯하다.
횃불 아래 일렁이는 물결 사이로 문득문득 가마우지들의 재빠른 몸놀림도 보인다. 아주 운이 좋거나, 아니면 도시락과 술잔을 잊은 채 정신을 완벽하게 집중한 나그네는 가마우지가 은어를 포획하는 찰나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거리와 어둠 때문에 그같은 행운을 누리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횃불이 타오르기 이전까지는, 어둠이 짙고 공기가 맑은 만큼 별이 아름답게 빛났다. 그러나 고기잡이 배들이 횃불을 밝히며 나타난 이후로는 별들이 숨어버렸다.
그래도 강변에 우뚝 솟은 산 정상에는 하얀 성이 별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 배에 타고 있는 일본인에게 물으니, 산정에서 하얗게 별처럼 반짝이는 성은 오다 노부나가와 그의 아들, 그리고 손자가 성주로 있었던 기후성의 천수각이라 한다. 나는 속으로 '날이 밝으면 꼭 금화산을 올라 기후성을 구경해야지!'하고 다짐한다. (
'이 남자 배신 없었다면, 임진왜란도 없었다' 기사 참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공유하기
찰리 채플린도 보고 놀란 '새로 고기 잡는 방법'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