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이기복 교사학생들의 자질을 알아보는 ‘눈’을 가지고, 동기를 부여 하고, 훈련과 코치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운 이가 있었다. 바로 서석고등학교 이기복 선생(61)이다.
고영준
"미정이가 농구하는 걸 유심히 봤죠.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에요. 몸도 유연하고 스피드, 순발력이 아주 좋았어요. 영수도 마찬가진데, 체육시간에 움직이는 것 보면 딱 알아요. 저 아이 똘똘하다. 특히 쓸데없는 군살이 없었고, 아주 끈기가 있는 학생이에요. 아무리 자질이 있어도 자기가 힘들면 못하는데, 아주 잘 따라와 주었어요."금메달을 따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 특히 영수는 역도를 하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할 정도로 마을과 학교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체격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커진 것이다.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영수의 달라진 모습이 감사하고 놀라울 뿐이다.
이기복 선생도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역도와 관계를 맺고, 전국대회 우승(1985년)까지 한 경력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비인기종목 체육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기에, 부모님 제안에 따라 체육교육과에 진학 후 체육교사가 되었다. 역도에 대한 매력을 느낀 그는 홍천중고로 부임하면서 20년 동안 그곳에서 수많은 역도선수를 발굴, 육성해왔다.
"벌써 30년 전 일이에요. 처음에는 홍천군에 가서 체육관 예산 좀 편성해달라고 부탁도 해봤죠. 이후에 군수도 만나고, 도청에도 가보고, 발로 뛰면서 역도훈련장 하나 만들어달라고, 역도꿈나무를 키워내고 싶다고 했죠. 그 때는 정말 열정이 많았던 것 같아요."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강원도와 홍천군에서 4000만 원을 지원 받아 1998년 국내최초 역도전용 체육관(200여평, 숙소 포함)이 건립된 것이다. 그곳에서 그가 길러낸 이들을 생각할 때, 젊고 패기 넘치는 교사의 간절한 소망과 열정이 이룬 쾌거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