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수상 쾌거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사진은 채식주의자 책을 들고 서 있는 한강.
연합뉴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17일 2016년 맨부커상을 받았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자신이 원하는 그대로의 소설을 쓰기 위해 작가가 됐다는 한강. 연작소설 <채식주의자>의 하나인 2005년 그의 단편 <몽고반점>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할 때 한강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말했다.
"다음의 소설들은 여성의 시각으로 종내에는 인간의 영성에 이를 때까지 탐구해 가려고 한다. 아주 오랫동안, 띄엄띄엄 써나가야 하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또 다른 인터뷰에서 한강은 "소설을 쓸 때 저도 모르게 어떤 빛이 새어나오는 출구 같은 걸 향해 몸을 뻗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강의 이 두 발언은 어딘가 비슷한 구석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힘 같은. 실제로 한강은 "아름다움의 극단을 그리고 싶었다"는 말로 소설 <몽고반점>의 작품 후기를 전했다. 이런 한강의 태도나 시각은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 속 인물들의 삶에도 고스란히 남았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 또한 자신의 내적 고민을 위해서라면 그 끝에 무엇을 보게 되더라도 주저하지 않으니까.
주저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속 인물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으로 이뤄진 연작소설이다. 이 짧은 단편의 화자는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영혜'를 둘러싸고 그와 관계를 맺거나 그를 소비하고 있다. 말하자면, <채식주의자>는 영혜의 남편과 형부, 언니 이렇게 세 사람이 쓰는 '영혜에 대한 관찰일지'다.
영혜는 어느 날 동물의 살점을 물어뜯는 꿈을 꾸고 집에 있는 고기를 모두 버린다. 그리고 '채식주의자'가 된다. 종교적인 이유나 윤리적인 이유도 아닌 단지 꿈을 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고기를 입에 대지 않게 된 것이다.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영혜의 완강한 거절은 그녀가 해주던 고기반찬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남편이나 가족들에게 교정해야 할 무엇이 된다. "채소만 먹는 건 몸에 나쁘기 때문"에 채식주의를 그만두라며 그녀를 위하는 듯했던 가족들은 결국 그녀의 입을 억지로 벌려 폭력적으로 고기를 쑤셔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