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대옹이 자신이 만든 지게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무한정보신문> 장선애
솜씨가 좋아 지금도 목수일을 나간다는 전씨는 미니어처라도 바지게 싸릿대의 간격, 개수, 지게다리의 각도와 구멍(지게는 못을 쓰지 않고 나무를 깎아 맞춘다) 위치 등을 정확히 계산해서 만든다.
"숫자적으루 계산을 잘 못허믄 안되여. 하나하나 맞출라믄 정확혀야지. 또 나무는 각각이란 말이지. 남자 여자 승질 다르듯 그려서. 또 바지게는 만든다구 안허구 친다구 허는 겨. 엮는 거니께. 이게 보매는 간단한 거 같애두 90전(목수들이 현장에서 쓰는 길이 단위)짜리 싸리가 한 270개 내지 280개 들어가야 되여…"
그러고는 충청도 원단사투리가 구수한 전씨의 설명이 길게 이어진다. 지게 만드는 법을 아예 처음부터 가르칠 것처럼 지게의 구조와 제작순서, 재료 고르는 법까지.
누구로부터 배운 것도 아니고, 도움 받은 적도 없이 혼자서 연구해서 만들기 시작했다는데도 크기별로 수치와 개수, 나무 형태까지 상세하기 이를데 없다.
옆에서 봄나물 다듬던 부인이 나선다.
"싸리두 다 산이 가서 찐거유. 날이 추운지 더운지 상관 않고 눈 하얗게 와도 산으로 가유. 차나 있어? 버스 타구 댕이지. 겨울같은 때는 하루종일두 만들어유.""지게가 원은 소나문디 은행나무로다 혔어. 농전에 있던 은행나무 죄 벴잖여? 근디 거기서 움나오길래 쪄왔지."아름드리 나무까지 모두 베어버려 100년 넘는 역사의 흔적이 사라진 예산농고, 전옹이 만드는 지게의 몸통이 되고, 다리가 되고 작대기가 됐다니 다시 보인다.
20여년 전 금오산 오르다 소나무 주워 지게 만들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