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동구마케팅고 안종훈 교사
권우성
이날 동구학원 공익제보 교사 부당징계 저지 대책위원회는 안 교사를 위해 길바닥 수업을 준비했다. 학교에서 쫓겨나고서 '스승의 날'을 맞은 안 교사에 대한 선물인 셈이다. 오후 5시 50분경 안 교사가 시민과 교육단체 관계자, 학부모, 학생 등 50여 명 앞에 섰다. 임시 교탁 위에서 조그만 카네이션이 놓였다.
"학생들이 아닌 여러 시민들 앞에 서니, 긴장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네요. 오늘 수업은 학교를 자랑하려고 해요"라는 말로 수업을 시작했다. 안 교사가 이날 수업을 정한 주제는 자신을 쫓아낸 동구마케팅고의 교훈인 '정심(正心)'. 학교 누리집에 있는 교훈 화면과 전 이사장의 인사말, 교장의 언론 인터뷰 기사 등을 수업 자료로 준비했다.
안 교사는 "정말로 좋은 교훈"이라며 "자신을 속일 수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바른 자세를 기르는 것이며 이것인 정심을 통한 바람직한 인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교사는 "정심대로라면 비리로 물러난 전 이사장과 교육청으로부터 파면 요구를 받은 학교장이 혼나야 한다. 정심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내가 옳으니까 무조건 따르라는 정심, 이건 교육을 가장한 폭력이다. 명령과 복종의 문화를 정심이라는 교훈으로 가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내년에는 아이들과 함께 스승의 날 맞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