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쁨_느리게 걸을수록 세상은 커진다> 실뱅 테송 지음 / 어크로스
참여사회
"내가 신발 밑장만을 이동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고통을 즐기는 취향 때문이 아니라, 느림의 속도에 가려진 사물들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차나 자동차의 유리창 뒤로 풍경을 흘려보내면서 풍경의 베일을 벗길 수는 없다."
두 발로 세상을 만끽하는 가장 느린 여행자 실뱅 테송은 <여행의 기쁨>에서 걷기와 유랑을 예찬한다. 구글맵으로 세계 곳곳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요즘이지만, 이것은 이해하지 못하고 스치는 것이며, 뒤적여 조사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며, 본질 위를 스쳐 미끄러지는 것이라 평하며, 세상에 남은 경탄할 만한 것들을 찾아 나서는 이유와 방법과 의지를 읊조린다. 유랑이라고 해서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뒤죽박죽 걷는 건 아니다.
"(유랑자는) 매우 엄정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 유랑의 리듬, 즉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하고 걷는 사람이 자신의 느린 속도를 잊을 수 있게 도와주는 규칙적인 움직임을 획득하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여행을 하는 것은 질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를 내재화하는 것이다." 걷는 게 끝이 아니다.
"그는 언제나 고독하게 낮에는 모험의 땅에서 길을 가고, 저녁이면 글쓰기의 땅에서 길을 간다." 산책, 마실, 걷기만 해도 바쁠 텐데, 5월에 어울리는 일이 하나 늘었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두 5월에 어울리는 일이고, 몸과 마음을 열면 5월의 리듬이 우리를 이끌 테니까. 그저 밖으로 나가 걷기만 하면, 걸으며 마주하는 것들을 감각하려 노력하면, 그 느낌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나누면 충분한 일 아니겠는가. 만끽할 일이 하나둘 쌓이니 5월이 부쩍 길어진 기분이다. 신나는 쪽으로.
호수공원 나무 산책
김윤용 지음,
이상북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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