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1월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출판기념회를 찾아 방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우성
고인이 언론의 독립성 유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평가하는 대목에서는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조선일보가 과연 대한민국 언론의 독립성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독립성은 정치권력의 외압과 탄압에 굴하지 않는 용기와 의지의 산물일 것이다.
그러나 고인은 권력과 결탁해 정권의 치부를 비호하고 옹호하는 한편 진실을 외면하고 왜곡하는 반저널리즘의 중심에 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고인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평가가 아찔한 것은 이와 같은 사실 관계가 완전히 뒤틀려 있기 때문이다.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것은 온전히 개별 주체들의 가치판단에 달려 있다. 그러나 고인을 추모하는 것과 평가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안철수 대표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추모와 평가를 동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망자를 추모하는 사회 문화적 관습이 그 인물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가로막아서는 안된다. 양가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특히 정치인이라면 공적 인물의 죽음과 관련해서 이 둘을 더욱 유념해서 사용해야 한다. 이것이 자칫 공인에 대한 사후 평가의 선례(先禮)로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슬프고 애잔하다. 그러나 그로 인해 공적인 인물에 대한 평가마저 관대해져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방우영 고문에 대한 안철수 대표의 애도의 변은 -그것이 고인의 삶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든, 아니면 평소의 언론관이 반영된 것이든, 그것도 아니면 특유의 기계적 중립에서 비롯된 것이든 상관없이- 대단히 부적절하고 끔찍했다. 그가 차기 대권을 강력하게 꿈꾸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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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자른 방우영이 '언론수호자'? 안철수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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