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협의회에 참여했던 416가족협의회와 단원고, 경기도, 경기교육청 등이 9일 오후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4·16 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체결 후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호열
9일 오후 안산 단원고등학교 '416기억교실'의 안산교육지원청 임시이전과 교육정상화를 위한 '4·16 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식'(이하 4·16 안전교육 협약식)이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열렸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2월 28일 단원고 존치교실 관련 1차 협의회를 가진 후 협의회는 65일간 9차에 걸친 논의 끝에 이날 4·16 안전교육 협약식을 열기로 하면서 그동안 진통을 거듭해 온 존치교실 문제가 사회적 합의로 해결된 것이다. 하지만 416교실의 이전 시기와 방법 등은 세부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날 4·16 안전교육 협약식에는 단원고 존치교실 협의회를 이끌어 온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 제종길 안산시장, 노선덕 안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정광윤 단원고등학교 교장 등이 참석했다. 김영주 KCRP 대표회장(목사)과 박래군 416연대 상임위원도 자리했다.
하지만 재학생 학부모는 참여하지 않았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추모교실 이전 합의가 무산되자 지난달 24일 5차 협의회부터 줄곧 불참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김광준 사무총장(성공회 신부)의 사회로 진행된 4·16 안전교육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은 단원고 정상화와 관련해 상호지원 협력할 것을 약속하고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제일 중요한 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고 국가와 정부, 사회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깊은 책임을 공감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경기교육의 미래를 안전하고 희망찬 교육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지사는 "'416교실의 정상적 이전 복원을 위한 최소한의 원칙'에서 요구한 내용들을 교실 이전복원 과정에서 전문적이고 정상적인 집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종길 시장은 "교실 이전과 존치 등에 대해 사전에 검토가 돼야 한다"며 "이전 과정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실무자들이 논의해 체계적이고 안전한 이전이 되도록 힘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전명선 위원장은 "오늘 협약식은 시민들의 참여와 힘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요구했던 교실을 지키지 못하게 돼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그럼에도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하겠기에 우리 아이들의 희생을 계기로 안전사회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협약식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기억교실 존치에 대한 유가족의 안을 제시한 지 8개월이 흘렀고, 협약식을 하고 있는 지금도 (아이들의) 부모들은 신뢰와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오늘 협약서 내용이 충실히 이행되어 기존의 세월호 참사에서 안전교육의 장으로 전환되는 첫날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약속을 지키고, 시민들은 이 자리에서 진행된 협약식을 꼭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협약식이 끝나고 기념촬영을 할 무렵 정광윤 단원고 교장이 갑자기 앞으로 쓰러져 119 구급대가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 교장은 인근 한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응급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식이 명료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당초 협약식은 4월 15일 갖기로 했으나 남경필 경기도지시가 불참하면서 연기됐다. 남 지사의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도교육청이 '416민주시민교육원' 건립비 90억 원 가운데 도가 45억 원을 분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도의회 여야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달 27일 남 지사와 전명선 위원장, 이재정 교육감 등이 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교육원 건립비 등에 대해 합의하고 협약식 이름도 '4·16 교육사업 협약서'에서 '4·16 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로 바뀌었다.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역사적 교훈을 실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