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가습기살균제특위(위원장 양승조) 1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참석한 임성준군이 함께 참석한 또래 친구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권우성
부산에서 올라온 한 피해자는 "집사람과 뱃속의 아이를 2011년에 잃었다. 5년 동안 기다렸는데 정부, 검찰, 국회 모두 움직이지 않았다"라며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이길 포기하려고 했다. 피해자들이 대한민국 국민이길 포기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들은 8일 새누리당이 내놓은 대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강찬호 대표는 "새누리당은 청문회 개최시기에 대해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하겠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너무 늦다"며 "새누리당은 국민을 향해 청문회 도입을 약속했으니, 야당과 협력해 즉각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청문회도 하겠다"라고 발표하면서도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청문회는 검찰 수사를 좀 들어보고 하겠다"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양승조 특위 위원장은 "검찰은 오래 전 피해자들이 고소했음에도 공소시효가 거의 다 된 올해 유난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에 반대하다 이제와서 대책을 내놓고 있다"라며 "정부는 야당에 떠밀려 최소한의 구제 방안을 내놓은 게 전부다. 한 번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구제 방안을 내놓은 적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오늘 피해자 분들의 절절한 말씀을 듣고, 그 동안 국회의 활동이 미흡했다는 점애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늦었지만 여러분의 말씀을 듣고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19대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관련법을 발의했던 특위 간사 이언주 의원은 "진상규명을 위한 입법조치, 사건이 발생·확대되기까지 정부의 책임, 검찰의 뒤늦은 수사 등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관점으로 기민하게 살펴보겠다"라며 "몸도, 마음도 불편하신데 국회까지 먼 길 와주신 피해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이제야 새누리당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한 건 만시지탄이나 환영한다"라며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 일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강상구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아직도 여당은 '검찰 조사 후 청문회를 진행하겠다', '법 개정이 근본적이고 실효성이 있다면 반대하지는 않겠다' 등의 태도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며 "새누리당에게 지금부터라도 빠른 진상 규명과 충분한 보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상규명 및 피해보상 관련 특별법은 지난 3년 동안 여당에게 외면받아왔다. 피해 가족들의 싸움이 그토록 길고 힘들었던 이유는 정부여당의 무관심과 무책임 때문"이라며 "신속하게 청문회를 열어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