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 여행
김동범
말라위에서는 항상 이동이 문제였다. 상대적으로 나라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보다 이동하는 데 훨씬 오래 걸렸고 힘들었다.
은카타베이(Nkhata Bay)에서 센가(Senga)로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미리 버스를 알아보지 않고 출발 당일이 되어서야 떠나겠다고 짐을 챙겨 나왔는데 센가로 한 번에 가는 버스는 없었다. 그들의 말로는 은코타코타(Nkota Kota)로 먼저 간 뒤 그곳에서 다른 미니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미니버스 와이퍼에 생선을 매달아 놓은 게 흥미롭다. 아무래도 비린내 나는 생선을 들고 탈 수 없으니 와이퍼에 매달고 달린다.
늘 그렇듯 말라위 미니버스는 바로 출발하지 않았다. 1시간 동안 사람이 다 차길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내 예상대로 은코타코타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이었다. 여기서 센가로 가기 위해서는 살리마(Salima)라는 곳으로 먼저 가야 했는데 이대로 미니버스를 타게 되면 한밤 중에 도착할 게 뻔했다.
그들은 1시간 반이면 살리마에 갈 수 있다고 했지만 난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미니버스에 올라탄 사람은 나를 포함해 현재 남아공에 살고 있다는 말라위 여자까지 딱 2명이었다. 정원 12명인 미니버스에 20명 이상 태우는 말라위에서 도무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어 이곳에서 하루 묵기로 결정했다.
가까운 곳에 있던 싸구려 숙소에 체크인하고 반대편 식당에서 질긴 치킨으로 저녁을 해결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정전이다. 3시간 동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지루함을 이겨내야 했다.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 그곳이 좋았던 건 사람들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