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경험을 쌓고, 의견을 개진하고, 사회에서 활동하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박탈해놓고 그들을 '미성숙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스울 정도로 모순된 발상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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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회와 법은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많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제한당한다. 또한, 청소년 당사자가 요구하지 않더라도 어떤 중요한 결정에 있어 보호자가 대리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두발 규제, 복장 단속, 각종 참정권의 제한, 게임 셧다운제 등이 청소년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대표적인 제도들이다. 차별 행위는 드러나는 혐오나 배제, 거부뿐 아니라 어떤 집단을 분리, 구별하고 거부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보호'라는 미명하에 청소년의 삶은 '통제'당하고 다른 나이의 계층으로부터 '차별'받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보호주의적인 차별'은 그것이 차별이라고 잘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일상적이고 당연한 것처럼 일어난다.
사실 현재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미성숙한 것은 그들의 생물학적인 특성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사회·경제적으로 배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경험이 적다거나 신체적으로 덜 발달했다거나 하는 본질에 관련된 문제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이 사회에서 약자가 되는 것은 비청소년 중심의 사회,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너무 긴 학습시간, 청소년들을 미성숙한 통제와 훈육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세상의 인식의 원인이 더 커 보인다.
이에 관해 심리학자 로버트 엡슈타인 박사는 "10대들의 충동적 행동이나 범죄 등에 대해서 그들이 판단력이나 책임감이 부족한 듯이 보이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사회가 그들을 어른들과 격리해 행동을 통제하려 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소년이 경험을 쌓고, 의견을 개진하고, 사회에서 활동하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박탈해놓고 그들을 '미성숙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스울 정도로 모순된 발상 아닌가?
청소년은 청소년일 뿐이다. 단지 누군가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그가 미성숙할지, 충동적일지, 반항적일지, 비논리적일지 혹은 '발랑 까졌을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누군가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그 사람을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청소년'이라는 사실뿐이다.
청소년들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욕구를 느끼고, 본인 삶에 관해 결정하고 싶고, 어떤 일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싶은 존재다. 청소년이 다른 나이 계층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인간'이라는 당연한 명제부터 시작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청소년들을 향한 편견과 차별의 시선'을 걷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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