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4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령 폐기 촉구 범국민추모문화제'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촛불과 스마트폰 불빛을 밝히고 있다.
권우성
이토록 답답한 현실에서 눈물이 흐르고 양심이 살아있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들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런 절절한 마음으로 거리에 나온 이들 중, 600여 명이 연행되고 7명이 구속되었다.
추모의 현장이 정리된 이후에 경찰은 채증 정보를 토대로 수백 명을 소환조사하고 검찰은 벌금을 물려왔다. 재판에서 변호인의 제대로 된 조력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유죄가 확정된 사람들이 부지기수이고 과도한 벌금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노역으로 환형하여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는 사람들도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2년간 우리는 모두 세월호 가족이 되었다. 거리에서 우리는 함께 울고 함께 걷고 함께 비를 맞았다. 답답한 세상을 향해 함께 외쳤고, 빼앗긴 우리의 권리를 되찾자고 함께 싸웠다. 모두 함께 한 일이니, 함께 책임지는 것은 너무나 마땅한 도리가 아닌가. 그가 잡혀가지 않았다면 내가 잡혀갔을 것이고, 경찰의 채증 카메라가 그를 찍지 않았다면 내가 찍혀 경찰 소환장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니 나를 법정에 세우지 않았다고, 나를 잡아가두지 않았다고, 나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고개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중에 아무도 없다.
4.16 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는 이런 마음으로 제안되었고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월 출범했다. 4.16 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다가 사법처리의 대상이 된 모든 이들을 지원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시작했다. 그들이 공정하고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고 제대로 변호 받을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절대 그 무겁고 부당한 짐을 개개인들이 감당하며 지고 가게 하지 않을 것이다.
4.16 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의 회원을 모집하고 기금을 만들어 이 부당하고 폭력적인 사법탄압에 정면으로 맞설 것이다. 슬픔은 불법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애도는 죄가 아니다. 함께 싸웠으니 우리는 책임도 함께 진다.
그 첫걸음으로 4.16 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 후원주점 '노란리본을 부탁해'를 오는 5월 7일(토) 서울에서 연다. 갑자기 만들어진 4일간의 황금연휴 한 가운데 일정이 있어 많은 이들이 오시지 못할까 걱정이 깊다. 후원주점을 방해하기 위한 대통령의 치밀한 계획이 아니냐는 농담을 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동안 함께 해 주신 분들이 함께 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리며 간절히 기다린다.
세월호 가족들이 직접 찾아오는 시민들을 맞아주실 것이고 세월호 참사 관련 소송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들이 직접 음식을 나르며 모실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 10년의 관록을 가진 강정마을 주민 김미량씨가 주방장을 맡고, 해고싸움이 치열한 세종호텔 노조 고진수 위원장이 부주방장을 맡았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나승구 신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조영선 사무총장,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이 총지배인 역할을 기꺼이 수락해 주셨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모두 밝혀지고 안전하고 존엄한 사회로 한발 나아가는 토대가 만들어 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 싸울 수밖에 없다.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소중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4.16 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도 그 싸움에 함께 할 것이다. 후원주점에 와 주시기를, 4.16 노란리본법률지원위원회 회원이 되어 주시기를 한번 더 청해 본다.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5월이다. 지금 가족들 곁에 없는 304명의 가족, 무너져버린 304개의 세계가 더욱 그리워지는 시기다. 5월의 첫 주말, 서울 을지로로 나들이 나오시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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