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물이끼를 걷는 동안 작은아이는 얌전히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며 기다린다.
최종규
그런데 큰아이가 물이끼를 걷다가 뭔가를 찾았습니다. 큰아이는 "미꾸라지야, 미꾸라지야, 어디 있니?" 하면서 빨래터에서 미꾸라지를 찾았는데, 미꾸라지는 안 나오고 새까맣고 길쭉한 아이가 나왔어요.
"아버지, 얘는 뭐야? 미꾸라지는 아니지?""어디 보자. 이 아이는 이름이 뭘까?"나는 '거머리'라는 이름을 알지만 일부러 이름을 안 가르쳐 줍니다. 아이 스스로 이름을 '새로 붙여'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한 분이 나오셨어요. 제가 막대수세미로 물이끼를 긁어내는 소리를 들으시고는, "아따 수고들 하시는구만! 고마워서 으쩐당가!" 하시면서 아이들 먹으라고 뻥튀기를 가지고 오셨어요. 큰아이는 마을 할머니 한 분한테 바가지를 내밉니다.
아직 '검저리'를 만날 수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