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복지리탕이다. 잘 손질한 쫄복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넉넉하게 올리고 팽이버섯을 넣어 끓여냈다.
조찬현
이 집은 초기에 쫄복만 전문으로 했다. 그러나 '고대구리'라 불리는 불법 저인망어업의 금지로 쫄복 어획량이 급감했다. 이후부터는 참복과 밀복 등 다양한 복어를 취급하고 있다. 복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쫄복지리탕(쫄복맑은탕)은 1인분에 2만 원이다. 1996년부터 20년째 그 가격 그대로 유지하고 있단다. 정 조리장은 쫄복지리탕이 복 요리중 으뜸이며 진국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진국이죠. 다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아요, 냄비가 빵꾸 날 지경이라니까요."
세월이 지나도 그 가격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변함 없는 맛을 유지하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손님은 단골이 만다. 아내는 복어를 손질하고 남편은 복어요리를 한다. 이들 부부가 만들어내는 맛의 하모니는 가히 환상적이다. 직접 맛을 보니 숟가락을 잠시도 놓지 못했다. 묘한 끌림이 있다.
복어 국물은 식으면 묵처럼 응고된다. 여러 복어 중 쫄복이 엉김이 가장 강하다. 이는 복어의 콜라겐 성분 때문이다. 콜라겐에는 칼슘과 무기질이 듬뿍 들어있다. 또한 복어는 단백질과 비타민B1, B2 등의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성인병 예방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간 해독과 숙취 해소에도 좋은 복어는 피를 맑게, 피부를 아름답게 하는 효능도 있다. 복어의 이러한 다양한 성분 때문에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는다.
복어는 부레가 없기 때문에 물에 가라앉지 않으려 쉼 없이 자신의 몸을 움직인다. 다른 어류에 비해 맛이 유난히 담백하고 지방 또한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활동량이 많기 때문이다. 복어는 해독제조차 없는 맹독을 품고 있으며 위험에 처하면 물을 잔뜩 빨아들여 몸을 서너 배 부풀리기도 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다는데 이 녀석은 알면 알수록 참 별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