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6일 낮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기화 MBC 보도국장, 박근혜 대통령, 정지환 KBS 보도국장.
연합뉴스
그러나 이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역시나 귀를 막고 잠이나 자고 있는 슬리핑독일 것이다.
"역시 언론학자들에 따르면, 오늘 예로 든 세 가지 유형의 개들 외에 또 한 가지가 있긴 합니다. 매우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눈을 감고 있는 언론. 슬리핑독(Sleeping dog)도 있습니다."- 손석희 '앵커 브리핑' 우연인지 대통령의 의지인지, 이 시대 슬리핑독을 자처하고 있는 양 방송사의 보도국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호위(?)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26일 오찬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좌우 옆자리에 최기화 MBC 보도국장과 정지환 KBS 보도국장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심지어 대표적 보수신문까지 '박근혜 엑소더스'를 천명한 마당인데 이 양대 공영방송은 덩치가 커서인지 반응 속도가 느려도 너무 느리다. MBC는 김재철 전 사장부터, KBS는 길환영 전 사장 이전부터 이미 '슬리핑독'화 되었다. '이제는 언론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올 지경이다. 이번 '어버이연합 게이트' 보도는 그 포기선언의 최신판이다.
지난 28일 나온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문·방송 보도 모니터 보고서의 주인공도 역시나 KBS와 MBC다. (관련 기사 :
JTBC 49: KBS 1... 어버이연합에 대처하는 자세) 최근 논란인 '어버이연합 게이트' 관련한 두 공영방송의 보도 건수는 초라했다. KBS 단신 1건, MBC 1건이었다. 민언련은 이에 대해 침묵도 아닌 "은폐"라 규정지었다. 민언련이 '수박 겉핥기'라 표현한 SBS나 '직무유기'라던 채널A와 MBN, 여전히 억지보도로 일관한 TV조선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한국 언론은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공범'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낸 <뉴스타파>는 한 발 더 나갔다. '방송사 등 주류 언론들이 어버이연합을 키워왔다'는 것이다. 슬리핑독이나 가드독이나 서로 다를 바 없이 제 이익에 복무하며 균형 자체를 저버리는 '기계적 균형'을 취했다는 점에서 크게 공감한다.
"한국의 주류언론은 그동안 어버이연합을 누가,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그들이 시민단체로서 얼만큼 신뢰성을 갖는 단체인지를 확인하고 검증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대신 정부·여당에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일반적인 시민단체나 시민들의 목소리와 대척점에 서는 '보수'의 주장으로 어버이연합의 집회나 시위를 활용해 왔을 뿐이다. 이른바 1대 1, 기계적 균형보도를 한다며 사실은 보수 여당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여론몰이나 물타기를 해 온 것이다."- <뉴스타파> '한국 언론은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공범' 방송사 밖에서 활약하는 워치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