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야 연예인들의 작은 결혼식 덕에 제주에서의 결혼이 익숙해졌지만 당시만 해도 하얏트 채플웨딩홀에서의 결혼식은 꽤나 신선한 도전이었다.
이영섭
제주 하얏트 호텔 채플웨딩홀에 작은 결혼식 일정을 최종 확정한 뒤 뒤늦은 프러포즈를 하던 날, 아내는 그동안 병원을 오가며 쌓인 두려움과 긴장이 그제야 풀렸는지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함께 청첩장을 제작하고, 결혼식에 초대할 가족들과 소수의 지인들을 위한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마침내 모두에게 결혼식 계획을 알리던 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네왔지만 아직도 잊지 못할 말을 남겨주신 분들도 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당시 직장 상사 중 한 분인데, 윗선으로부터의 받는 실적 압박 때문에 세상 모든 사물을 "내 실적에 도움이 되는 것"과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구분하곤 했다. 그분은 내 결혼식 소식에 "일도 바쁜데 결혼식을 굳이 해야 하나? 제주도? 와이프가 제주도 사람이야? 쯧, 휴가 오래 가겠네"라는 강렬한 말씀을 남기셨다.
그다음 주인공은 일가친척 중 한 분이었다. 그래서 더 충격이었는데, 결혼식 초대를 하는 아내에게 축하한다는 말 대신 "너희 로또 맞았니? 요즘 돈 많이 쓰네"라는 주옥같은 명언을 남기신 바 있다.
이렇게 어떤 분들의 축하와, 어떤 분들의 시기를 받으며 우리는 그해 12월 조금 늦은 결혼식을 올렸고 한참 동안 제주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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