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앞에 세워진 높이 5미터짜리 박정희 동상.
권우성
해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신제와 숭모제를 지내고 있는 경북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핵심 사업으로 '박정희 뮤지컬' 제작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구미시는 오는 2017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비와 도비 등 약 40억 원을 들여 국제학술대회 개최, 뮤지컬 공연,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기념주화 발행, 사진전시회, 근대화세대 인물 초청 구미투어, 불꽃축제, 휘호집과 근대화 관련 책자 발간 등을 구상하고 있다.
구미시는 이중 28억 원의 예산을 들여 박정희 뮤지컬인 <고독한 결단>(가칭)을 제작할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의 주제는 박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이지만 아직까지 대본은 나오지 않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우상화 작업에는 남유진 구미시장의 의중이 큰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문화담당관실에서 전담팀(TF)까지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남 시장은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을 통해 구미시를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남유진 시장은 지난 2013년 11월 14일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96회 탄신제'에서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반인반신, 하늘이 내린 천운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구미참여연대는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국민의 세금을 들여 박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우상화하려는 의도"라며 '박정희 뮤지컬'의 제작 계획을 전면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구미참여연대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100주년 기념사업'의 축소와 '박정희 뮤지컬' 제작 계획의 전면 취소를 요구한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일방적인 미화와 우상화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유신시대의 인권침해와 관련한 판결들이 지금도 계속 뒤집히는 상황과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100주년 기념사업이 시민들과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