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친절함, 그냥 친절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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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이 없다는 만고의 진리는 친절의 저의가 엉뚱한 곳에 숨어 있음을 암시한다. 페북이 끊임없이 위치정보를 요구하는 것이 이것이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편의와 공짜 서비스에 가입하려면 수없이 요구하는 '동의합니다'는 버튼들. 이것이 공짜 점심의 숨겨진 밥값이다.
편지 한 장 부치려면 봉투에 담아 우체국에 가서 300원짜리 우표를 사 붙여야 하지만 컴퓨터에서는 똑딱 하는 시간에 수백 명 수천 명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 그것도 공짜로. 그런데 이것이 진짜로 공짜 맞을까? 천만에 만만에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대출업체나 보험회사의 전화, 무수한 스팸문자들. 땡 처리 한다는 쇼핑몰 회사들의 광고메일. 이런 것들이 내가 동의하고 수신을 허락한 '동의합니다'라는 버턴 때문이다. 공짜로 서비스와 편의를 그들로부터 제공받은 내 점심값이다.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나? 거기가 어디냐?"라고 짜증을 부려도 소용없다. 내가 모두 동의 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내 밥값인 것이다. 텔레마케팅 직원들은 죄가 없다. 회사로부터 닦달 받고 고객으로부터 부당한 항의를 받는 애처로운 감정노동자일 뿐이다.
단체문자와 단체메일도 자원의 낭비우푯값 없이 한순간에 전달되는 이메일과 웹 메신저, 인터넷 문자들이 공짜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산일 뿐아니라 진정한 넷맹(인터넷 시대의 문맹)들이다. 찬찬히 살펴보자. 아래 글을 읽고도 단체 메일링과 카톡의 단체문자, 단체카톡방을 마구잡이로 쓴다면 그는 진정한 환경운동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쓴 이메일은 내가 가입돼 있는 포털(네이버나 다음이나 지메일의 '구글')가 구비하고 있는 수많은 서버 중 메일서버로 간다. 거기서 도메인 이름을 대부분 미국에 두고 있는 도메인네임서버로 보내서 숫자로 된 아이피(ip) 주소로 해석하여 메일을 받을 상대방이 가입돼 있는 포탈사의 수많은 서버 중 메일서버로 보낸다. 그 메일서버는 가입되어 있는 수많은 고객의 아이디를 검색해 그 계정에 넣어준다. 이렇게 되면 최종 당사자가 접속하여 읽게 되는 것이다.
단체문자와 웹 메신저도 대개 이런 과정을 거치는데 모두 다 공짜로 알고 있다. 그때 그때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지 않는 것은 맞지만 공짜는 아닌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버 값과 호스팅 값, 회선 값, 이들의 유지관리비에다가 전기료는 누가 내겠는가?
내가 공짜라서 물 쓰듯 쓰는 단체문자와 단체 카톡방, 텔레그램, 페이스북에 올리는 사진과 글들은 포털이 빅데이터로 수집·분류·가공하여 사기업이나 광고사, 정부에 팔아먹는다. 엔에스에이(NSA 미국 국가안전 보장국)는 이 과정에서 하루에 50억 개의 개인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빼 간다. 팩스, 이메일, 전화를 시간당 수십억 건씩 도청해 대중 통제의 기초의 삼는다. 해당 국가에 안보 위협을 하며 무기를 팔아먹는다. 우리가 내는 엄청 비싼 점심값이다.
전자통신 기기의 발달로 요즘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쓰레기 사진을 양산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내장 메모리 용량을 키워도 다시 차 버린다. 이런 디지털쓰레기는 심각한 환경오염이다. 메모리 값과 밧데리 충전하는데 드는 전기료만으로 디지털 사진의 비용을 계산하는 것은 공짜 점심에 중독된 바보들의 계산법이다. <육식의 종말> 등의 명저로 유명한 저술가 제레미 리프킨이 아래와 같이 지적한다. 공짜 점심 먹지 말라는 말로 새기면 되겠다.
"기업, 가정, 개인, 단체, 운송수단 사물 등에 담긴 1차 정보는 빅데이터로 전달되어 고급분석을 거친 다음 예측 알고리즘으로 전환되고 새로 가공된 그 빅데이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화 시스템으로 연결된다."(제러미 리프킨 '한계비용 제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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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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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수상한 친절... '공짜 점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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