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성소수자 화장실 관련 주장을 보도하는 NBC 뉴스 갈무리.
NBC
'성 소수자 화장실' 논쟁이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성전환자(트랜스젠더)가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여론전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성 소수자의 인권 문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미국이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성전환자라도 태어날 때 출생증명서에 기록된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하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다. 미시시피, 텍사스, 테네시 등 최소 13개 주도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비슷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코네티컷 등은 이 같은 법안에 강력히 반발하며 주 정부 공무원의 노스캐롤라이나 주 공무 출장을 금지했다. 코카콜라, 디즈니 등 성 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기업들도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거나 대폭 줄이겠다고 압박했다.
논쟁은 미국 대선판으로 옮겨붙었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22일(한국시각) NBC 방송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성 소수자 차별 법안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성전환자라도 자신이 편하다고 느끼는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하면 된다" "출생 당시의 생물학적 성별로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법안은 지나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자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육상 선수인 케이틀린 제너가 '트럼프 타워'에 온다면 어떤 화장실이라도 사용할 수 있느냐"라고 묻자 자신 있게 "당연히 그렇다"라고 답했다. NBC는 트럼프가 예상과 달리 사회적 이슈에 관해 중도적 입장을 가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트럼프를 추격하는 강경 보수파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반격했다. 크루즈는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라며 "성인 남성이 소녀들과 같은 화장실을 사용해도 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성 중립 화장실' 확산... 기대와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