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의 일정. 미국과 일본은 대부분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지만, 한국은 거의 형식적이다.
임병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고만 하면서 구체적인 동선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보안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대통령의 동선을 시간과 분, 장소까지 정확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미국은 백악관 어느 쪽으로 몇 시 몇 분에 나가고 언제 도착했는지를 정확히 공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총리동정이라면서 친구들과 어느 식당에서 식사했는지까지 공개합니다.
미국과 일본도 지나간 일정은 모두 공개하는데 왜 한국 대통령만 유독 공개하지 않는지 의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 과거 왕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온통 비밀에 휩싸여 있습니다. 도대체 세월호 참사 당일의 행적을 왜 밝히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총리 관저의 세심함아베 총리 관저 홈페이지에는 지진 재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와 자료, 재난 대응책 등이 상세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좁은 이코노미 좌석에 오래 앉아 있으면 발생하는 질병) 관련 안내가 있는 이유는 일본인들이 대지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좁은 차 안에서 계속 머물기 때문입니다.
총리 관저 홈페이지엔 구마모토현에서 영업하는 슈퍼와 편의점이 얼마나 되는지, 전력과 가스 공급은 어떤지 등의 정보가 매일 올라옵니다. 이 정보만 보면 생필품 구매 여부와 주유 가능한 주유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난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정보 중의 하나를 총리 관저가 유관부서와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가 지진과 같은 재난과 참사가 발생하면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적극적으로 자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지 않고 있습니다. 못하는 것입니까? 안 하는 것입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 총리를 이기는 방법은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행적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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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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