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주최로 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케이블TV방송대상> 레드카펫에서 인사를 하는 배우 박해진이 차고 있는 세월호 팔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정민
이와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었는지 16일 김종인 대표는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페이스북은 정세균 의원실에서 제공한 방문 사진과 함께 "당 차원에서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개인 자격으로는 참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야당은 세월호 문제를 "정치적 공방"이나 진보·보수 갈등으로 만들려고 하는 세력들에게 철퇴를 가하는 '선명 야당'이다. 이번 4.13 총선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박근혜 심판'의 구체적인 내용 안에는 바로 이 세월호 문제 해결이 당연히 포함된 것이다.
그럼에도, "공식적으로", "당 차원의 불참"이라니. 사실 "정치적 공방"이 김종인 대표나 더민주 지도부의 정확한 발언이 아니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정확한 워딩의 출처는 더더욱 중요치 않다.
4.13 총선 결과의 분석이 이어지면서,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고 더민주를 원내 제1당으로 만들어 준 유권자 층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김종인 대표가 그리도 부르짖던 '중도층'보다 기존 지지층을 포함해 2030 청년층의 투표 참여와 적극적 지지층의 결속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과 더민주 지도부가 어이없는 호남 공천으로, 비례대표 파동으로, '이해찬 정청래' 컷오프로 날려 버린 '호남표'에 대한 분석도 이미 나온 상태다.
다시, 그럼에도, 세월호 행사 불참이라니. 도대체 김종인 대표를 위시한 현 더민주 지도부가 지향하는 정치는 어디를 보고 있는가. 세월호 2주기 추모 행사에 원내 제4당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물론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까지 참석했다. '야당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김종인 대표는 두 야당의 이러한 행보가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 줄지 자각하고 자성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해결은 '정치적 사안'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기본 전제요, 선결 과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시하고, 새누리당이 침묵하는 특별법 개정에 나서는 게 전부가 아니다. 세월호 문제에 있어 지금까지와 달리 적극적이고 선명한 자세로 임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4.13 총선을 통해 입증된 민심의 요구다. 그러니 제발, 보수언론을 의식하는 정치, '자기 검열'에 빠진 판단, '운동권 알레르기'와 같은 '보수적인 자세'는 버리길 바란다.
세월호 2주기에 앞서,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에서 유정선배 역을 맡은 배우 박해진이 한 중국의 톱스타에게 '세월호 팔찌'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져 국민들의 응원을 받은 바 있다.
박해진은 지난 2년 간 세월호 팔찌를 공식석상에서까지 차고 다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바 있다. 김종인 대표가 부디 이 배우 박해진의 훈훈한 '마음'이라도 보고 배우시기를. 그래야만 이번 추모 행사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안철수나, 김종인이나 스승과 제자 맞구나"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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