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호남방문 2일째인 9일 오후 전북 전주 전북대 앞에서 김윤덕(전주갑), 최형재(전주을), 김성주(전주병)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희훈
이처럼 이번 총선 결과는 지금까지 국민의당이 주장한 창당의 명분, 호남의 일부가 주장한 '문재인 필패론'의 명분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것이었다. 이번 총선 결과는 더 이상 호남이 민주진영의 대주주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번 총선 결과는 전국의 2040세대가 민주진영의 대주주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20대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세대가 보여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의 힘, 더는 민주주의 후퇴를 용납할 수 없다는 간절함이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 원동력이었다. 이번 총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모든 지역에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호남이 문재인과 더민주를 비토하면 몰락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기적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다. 호남은 이번에 문재인과 더민주를 한 번 혼내주려고 다른 선택을 했는데, 그 결과 놀라운 진실을 보고 만 것이다. 호남이 더는 민주 진영의 중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잘못된 선택을 통해 확인하고 만 것이다.
호남의 잘못된 선택은 결국은 스스로 민주진영의 중심 지위를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호남은 문재인에 대한 서운함, 왜곡되고 조작된 '호남홀대론', '호남차별론'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지금까지 지켜온 민주주의의 수호자, 민주진영의 중심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지경에 오고 말았다.
이제 호남의 낡은 정치인들이 자기들이 살아남으려고 만들어낸 허상의 '문재인 비토론', '문재인 필패론', '호남홀대론', '호남차별론'이 가져온 민망한 결과를 호남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눈으로 지켜보게 되었다. 그것은 전국으로부터 고립되었으면서도 홀로 민주주의를 지켰던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민주정부 10년을 만들어낸 민주주의의 수호자, 그 존경받던 호남의 모습이 더는 아니다.
그런 모습에 지금 호남 사람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내가 주변에서 듣는 목소리도 그렇고, 최근의 한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다. 한마디로 호남의 선택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호남의 선택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금 호남의 이런 당혹감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호남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의 선택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당신들이 민주주의를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존경받아왔던 그 역사성을 복원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총선평가 1편] 호남 참패 야당이 제1당, 더민주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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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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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패러독스' '문재인 필패론'은 허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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