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으로 바라본 바다발갈라는 부촌으로 유명하다. 바다에 요트가 정박해 있다.
백윤호
여유를 느끼며 바깥을 바라보던 중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했다. 앞차가 갑자기 끼어들어 급정거를 한 모양. 버스기사는 승객들을 안심시키더니 앞차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호주에서 버스는 도로에서 존중받는 교통수단이다. 버스가 먼저 양보를 받고 전용 차선도 존재한다. 이곳에서 운전을 하겠다고 하자 셰어마스터가 말했다.
"버스 조심해요. 버스랑 부딪치면 진짜 큰일나요. 웬만한 경우는 버스가 다 이겨요."도로가 좁고 버스의 회전 반경도 커 옆에 붙어가는 것도 부담. 회전을 하는 경우에는 버스에 붙어 있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런 버스 앞에 끼어들다니. 한참을 이야기하던 버스기사는 별 것 아니었다는 표정으로 다시 운전대에 앉는다. 다시 버스는 출발한다.
한인들의 집결지, 스트라스필드친구를 만났다. 교통비 9호주달러가 빠져나간다. 호주는 거리 비례로 요금을 낸다. 고정된 요금인 우리나라에 비해 비싼 편이다.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일 수 있지만 대중교통만 이용하기에는 다소 비싼 느낌이 든다.
"그래도 8번 대중교통 카드(오팔)를 찍으면 그 주에는 어딜가든 공짜니까."대중교통비가 비싸다고 투덜대자 3년째 호주에 거주하는 친구가 말했다. 그는 이 제도를 이용해 먼 거리를 이동했다고 한다. 어차피 무료니까.
스트라스필드에 내렸다. 이곳은 작은 한국이다. 곳곳에 한글 간판이 보인다. 왜 이곳에 한국인이 많이 살까?
"학군 좋고 교통 편리하고. 한국인들은 그게 중요하잖아. 그러니까 이곳에 사는 거지."호주인들은 학군이나 교통보다는 편히 휴식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는다고 한다. 우리는 교육과 출퇴근을 고려해 집을 고른다면 호주인들은 휴식과 여유를 고려한다고 할까. 씁쓸하다.
한인식당을 찾았다. 간만에 신당동 떡볶이를 시켰다. 2인분에 28호주달러. 떡볶이를 대략 한화 3만 원 주고 먹는 셈이다. 그래도 한국의 정취를 간만에 느낄 수 있다는 것으로 값을 지불한다. 여기에 소주 2병까지. 여기서 소주 가격은 10불에서 15불 사이. 물 건너온 양주(?)이기 때문이다.
노스시드니에서 몰디브 한잔?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다시 일어선다. 오늘은 한국에 귀국하는 친구와 이곳에서 영주권을 준비하는 또다른 친구를 함께 만나기로 했다. 그 친구는 노스시드니에 산다. 집을 렌트했다. 이곳에서 집을 렌트한다는 것은 최소 학생비자란 의미이기도 하다. 학생비자가 아니면 렌트할 수 없다. 비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걸린다. 론(loan)이며 부동산이며 워홀러보다는 학생비자가 낫다. 비자 기간만큼 렌트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