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세 마리세 마리 모두 다 순하고 사람 손을 타본 듯 한 토끼였다. 누군가 방생이라는 이름으로 유기한듯 해 마음이 아팠다. 이번 기사를 쓰게 된 계기들
김은모
방생, 정말로 방생입니까? 방생이라는건, 어떻게 보면 날이 따뜻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날이 추운 겨울에 방생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 날이 따뜻해지고 풀이 나기 시작하면, 물속이고 땅이고 방생이라는 이름의 유기가 시작된다.
이번에 발견한 토끼의 경우에는 순하고 얌전한 동물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토끼는 사나운 동물이다. 초식동물로 먹이사슬의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어, 누군가가 잡으려고 하면 온갖 발버둥을 친다. 생존본능이 그만큼 강하다는 소리. 실제로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잘못 잡으면 온몸이 토끼에게 긁히기 쉽상이다.
이것 말고도, 좁은 곳에서 기르기엔 냄새가 심하기도 하고 암수 한쌍을 기르다 보면 토끼 농장을 해야할 정도로 수가 금방 불어나기도 한다. 평생 이가 자라는 동물이기 때문에 이를 철저히 관리해주지 않으면 이가 뚫고 나오기도 하고, 과일량이나 건초량을 늘리면 급수량을 줄이는 등 관리가 복잡한 동물이기도 하다. 이런걸 잘 모르고 귀엽다며 기르다가, 감당하기 힘들어지니 " 난 방생하는거야!"라며 아이들에겐 유기와 다름 없는 행동을 한다.
방생이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풀어 주는 것은 맞으니까. 하지만 바깥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호기심에 돌아다니다가 차에 치이고, 길고양이에게 사냥 당할 수 있으며, 농약이 뿌려진 풀을 먹고 그렇게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풀어주니까 방생이지만, 아이들에겐 사망선고다.
방생의 최고봉인 거북이 같은 동물들은 강에서 쉽게 발견되기도 한다. 거북과 같은 동물은 불교계에서 방생법회라는 이름으로 기도를 해주고 오래살라는 부적을 붙여서 내보내기도 하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다.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자 라며 하는 방생이지만 이게 진짜로 생명을 위한 것인지는 한번쯤 더 생각해 주길 바란다.
민물 거북을 바다에 방생해 놓고 좋은 곳 가라며 기도하는 것은, 아이들을 죽음에 내던지고 좋은데 가라는 것과 다름없다. 방생법회 전부에서 거북을 방생하는 것도 아니며, 일종의 종교적 행사은 틀림없지만,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방생, 학대입니다. 물론 방생이 모두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동물원과 같은 경우에는 철저히 훈련하고, 준비한 후에야 방생을 진행한다. 아이들이 방생 된 후에도 헤매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철저한 훈련과 준비 속에 진행되는 방생은 오히려 학대라기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집에서 기르던 동물을 갑자기 너무 컸다, 냄새가 심하다 라는 이유로 밖에 두고 오는 것은 방생을 빙자한 학대이다.
"변한것은, 정말로 너무 커버리고 냄새가 심해진 동물입니까? 아니면 당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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