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원사회복지법인 '민들레처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임경원 공주대 특수교육과 교수.
정명진
사회복지법인 '민들레처럼'은 또 다른 형태의 사례다. 일단 사회복지법인은 설립하기는 까다롭지만, 모든 경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협동조합과 다르게 운영비와 인건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민들레처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임경원 공주대 특수교육과 교수의 말을 빌리면 "튼튼한 베이스캠프"다.
지난해 2월 사회복지법인 인가를 받은 '민들레처럼'은 지난 연말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었다. 30평 규모의 시설에서 10명의 장애인이 '당찬견과'라는 브랜드의 견과제품을 생산한다. 밭에서 직접 농산물을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수확된 농산물을 분류, 포장한다. 지난달 매출액이 1000만 원을 넘어섰다고 임 교수는 전했다. 올해 시설을 확충하고 근무인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농업은 텃밭을 가꾸는 소꿉장난이 아닙니다. 그나마 학령기 때는 괜찮습니다. 사회에서 밥벌이가 될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생산이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실패하면서 열정을 소진 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장 안전한 기지가 필요하다는 심정으로 사회복지법인을 만들었습니다. '민들레처럼'이 기지가 되어 전국에 홀씨를 뿌리려고 합니다. 일터가 출발점이지만 공동체 마을, 학교 여러 가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민들레처럼'은 각 지역의 장애 관련 조직 간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이다. 임 교수는 장애와 농업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 단체들이 여기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직업이 아니라도 '공동체'라면 행복해이날 심포지엄을 개최한 '꿈이자라는뜰(이하 꿈뜰)'은 마을주민들과 함께 장애가 있는 청소년을 돌본다. 지난해 발달장애청소년 12명과 주민교사, 특수교사 12명이 매주 만나 함께 농사짓고, 어울려 놀기도 하고 목공, 풍물수업을 했다.
2명의 비장애인 일꾼과 1명의 장애인 일꾼이 꿈뜰에서 급여를 받으며 일을 한다. 발달장애청소년 교육뿐만 아니라 꽃과 채소 모종을 재배해 마을장터에 팔고, 허브를 키워서 허브차를, 메리골드를 키워서 꽃물 들인 손수건도 팔았다. 감자, 수수, 메주콩, 생강 농사도 지어 마을 생협 등을 통해 판매한다. 책자 겸 다이어리 형태인 '텃밭일지 농사달력'은 개정판을 거쳐 2014년부터 매년 발행하고 있다.
꿈뜰 일꾼 최문철씨는 심포지엄 소개자료에 이렇게 썼다.
"꿈뜰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농사일을 통해 건강한 일꾼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마을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배우고, 익히고, 관계 맺고, 자기 자리를 찾아, 제 몫의 일을 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꿈꿉니다.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돕고 배우며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을 만들고 싶습니다."